2019년 9월 협동조합 설립…온라인상에서 '올리브 학교' 명칭 사용
김민전 의원 "학교·대안교육 명칭 쓰며 인가·등록 절차 거치지 않아"
건축물대장상 '기계·전기실'에 '감각통합실' 설치…직접 홍보하기도
배우자, 매월 500만원 근로소득 외 100만원대 사업소득 별도로 받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의 칼날이 그의 가족에게로 향하고 있다. 배우자의 미등록 교육시설 운영과 가족들의 급여 수령 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 중이다.
후보자 가족 논란과 관련해 야당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김 후보자 측은 근거없는 흑색선전이라고 맞서고 있다. 청와대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 밝힌 가운데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올리브학교)과 관련해 미인가 의혹, 건축법 위반, 급여 문제 등이 제기됐다.
협동조합은 지난 2019년 9월 설립돼 발달장애아동 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 1월 경기 용인시 고기동에서 김 후보자 지역구(수원시갑) 소재 수원시 장안구 동남보건대로 시설을 옮겼고, 같은 해 3월 공모를 거쳐 수원시로부터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지정됐다.
올리브학교는 별도 설립된 정규학교가 아니라 협동조합이 운영과정에서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던 명칭으로 파악됐다. 경기도교육청에 등록된 대안교육기관이나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올리브학교와 관련해 시설과 명칭 등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 배우자가 운영하는 시설은 학교와 대안교육기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법이 정한 인가·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난 7일 저희 의원실의 문제 제기가 언론에 보도되자, 당일 경기도교육청 수원교육지원청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학교 명칭 사용을 중단하라'고 시정 요구를 했다"며 "그러자 홈페이지에는 그간 사용해 온 학교라는 명칭이 황급히 사라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초·중등교육법 제65조에 따라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해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 해당 시설의 폐쇄를 명할 수 있다. 아울러 제67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협동조합 시설과 관련해 건축법 위반 지적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해당 시설은 2022년 1월 김 후보자 지역구 내 사립전문대 건물로 확장 이전하면서 지하 1층에 암벽 등반시설과 트램펄린 등을 갖춘 감각통합실을 설치했다고 직접 홍보해 왔다"며 "그런데 교육부를 통해 받은 건축물대장상 해당 층의 용도는 기계·전기실로 기재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단순히 건축물대장에 어떤 용도가 적혀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장애아동이 이용자인 만큼 관계 법령상 더 엄격한 피난·방화·소방·환기시설이 설치됐어야 한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의 지적"이라고 비판했다.
건축법 제19조에 따르면 건축물은 승인 받은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면 다른 용도로 바꿀 때는 안정성과 법적 기준을 갖췄는지 지자체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지자체의 허가나 신고없이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해 사용할 경우 시정 명령, 이행강제금 부과, 형사고발 등의 제재 조치를 받게 된다.
김 후보자가 배우자의 협동조합을 공직선거와 정치활동에 활용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그가 수원갑 예비후보 시절이던 2020년 1월 북콘서트에서 올리브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했단 지적이다. 협동조합 경영공시 홈페이지에 김 후보자의 사진이, 총선 홍보물에 김 후보자의 배우자 사진이 각각 실린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협동조합기본법 제9조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공직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또는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나아가 협동조합이 김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들의 소득원이 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올리브학교 원장으로 매월 500만원에 가까운 근로소득을 받고, 협동조합으로부터 매월 약 130만∼150만원의 사업소득을 별도로 지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의 아들과 딸은 협동조합에서 2024년 6840만원, 2025년 8930만원, 올해 1억1382만원의 소득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자 측 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 기재된 업종코드 '940903'가 주로 학원 강사 등 교육용역을 제공하는 프리랜서에게 적용되는 코드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의원은 "후보자 본인의 지역구에서 배우자가 법에 어긋나는 시설을 운영하고 자녀들 역시 이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얻었다면 가족 전체가 불법 행위에 가담한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 배우자의 불법 교육시설 운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 후보자는 야당 측 공세에 대해 사실과 다른 측면이 많고 '가족 조합'이라는 주장 역시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배우자와 자녀의 급여 역시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 가정들이 모여 함께 운영하는 비영리 목적의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발달장애 가정들의 공동 의사에 따라 운영된다"며 "조합 대표자는 후보자의 가족이 아니며, 후보자 가족이 소유한 기관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근로자 급여 역시 내부 기준과 발달장애 가정들의 협의를 거쳐 결정되기 때문에 후보자 가족이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다"며 "후보자 가족의 급여 인상률도 시설 내 다른 교사들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