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쟁 교착되자 동맹에 화풀이…韓, 대표적 희생양”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8.19 06:53  수정 2026.08.19 08: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명구조요원 라이더 윌리엄스를 만나 발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동맹국에 화풀이를 하고 있다는 미 언론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란전쟁에 참여를 꺼리는 동맹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보복성 조치에 나서는 과정에서 한국이 대표적인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이란전쟁에서 하드파워(hard power)한계를 드러내며 동맹 압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 제재로 이란을 단기간에 제압하려 했지만 전쟁이 장기화·고착화하면서 정책적 궁지에 몰리자 그 책임을 딴 곳으로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이후 미국과 맺어진 안보 관계를 활용해 동맹국을 난타하고 그 지도자들을 모욕하면서 개인적·정치적으로 묵은 원한을 갚아왔다며 이란전쟁이 이런 충동을 더 증폭시켰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모범적인 동맹국’이라고 치켜세웠던 한국은 그의 이번 응징 캠페인에서 가장 놀랄만한 희생양이라며 한국이 이란전쟁 직접 참여나 추가 지원요청에 거부하자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가 급변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규모 축소를 지시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한·미 양국이 대북 억제력 확보를 위해 연례적으로 실시한다. 이 훈련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대항해 워싱턴과 서울을 결속시키는 억지 체제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고 악시오스는 평가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정작 필요할 때 미국이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대비하라고 가르치고 있고, 이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유인을 제공하며 수 세대에 걸쳐 미국의 힘을 키워온 관계망을 서서히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뿐 아니라 독일, 스페인 등 유럽 햅심 우방국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공언하면서 수십 년간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뒷받침해 온 수평적 동맹 네트워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행보로 인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를 지낸 댄 프라이스는 AP통신에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에서 미국의 국익을 찾을 수 없다”며 “한국과 일본을 약화시키고 대만을 공포에 떨게 하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불안하게 하고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을 대담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및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근무한 찰스 쿱챈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접근 방식이 동맹국을 모욕하는 결과로 나오기 때문에 결속을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18일 한국 동두천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병사들이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정비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말했던 한국과 관련한 발언들이 “모두 틀렸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미군 병력 ‘3만 9000명에 대해 “미 국방부는 지난 3월 말 기준 실제 병력이 2만 6589명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부터 주한미군 병력을 계속 틀리게 주장하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4만 명의 미군”이라고 하더니, 지난 6월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4만 5000명이라 주장했다. 주한미군 규모를 계속 부풀리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방위비 인상 압박을 위한 의도적인 과장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그간 방위비 분담금을 내지 않다가 자신이 집권 1기(2017∼2021년) 때 30억 달러(약 4조 2000억원)를 내도록 했으며, 부정선거로 치러진 2020년 미 대선 이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한국의 요청에 따라 분담금 협정을 철회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CNN은 이 모든 것이 ‘가짜’라고 정정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