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보증비율 하향에도 부정적 반응
규제의 실효성·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
“비거주 1주택, 투기로 보는 것은 과도해”
정부가 내년부터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추기로 한 것과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규제의 실효성과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비거주 1주택을 투기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의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제들에 대해 "전입신고만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면 실효성이 있겠느냐",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사는 1주택자까지 갭투자자로 보는 것 아니냐", "갭투자자를 잡겠다면서 정상적인 1주택자까지 대출을 어렵게 하는 것은 과도하다" 등의 취지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가운데)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 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뉴시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 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임대하면서 본인이나 배우자가 한 번도 실거주하지 않은 경우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기로 했다.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기존 전세대출의 만기 연장도 막는다.
금융위에 따르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모는 약 9조3000억원, 6만건이다. 다만 이 가운데 한 번도 해당 주택에 실거주하지 않은 비거주 1주택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내년부터 낮아진다. 수도권·규제지역은 현재 80%에서 70%로, 그 외 지역은 90%에서 80%로 각각 10%포인트 하향된다. 무주택자의 보증비율은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대책의 구체적인 규제 기준과 적용 범위를 둘러싼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입신고만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주민등록상 해당 주택에 전입한 이력이 있으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실제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투기성 수요를 걸러내겠다는 취지와 달리 전입신고만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면 형식적인 전입을 통해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작 정부가 겨냥한 갭투자자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하는 1주택자까지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투기 목적으로 전세를 낀 주택을 매수한 갭 투자자와 정상적인 사유로 비거주하는 1주택자를 같은 기준으로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비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낮추기로 한 점을 두고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과 달리 보증비율 축소는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에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갭투자(전세낀 매매) 등 투기성 수요를 겨냥한 대책이지만 투기 목적이 없는 실거주 1주택자까지 대출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어 규제 대상과 수단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온라인 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 정책의 실효성과 형평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갭투자 등 투기성 수요를 겨냥한 규제가 실제 투기 수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을지,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1주택자까지 대출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은 아닌 지를 두고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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