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연장 혈투 끝 우승 ‘유해란 시대’ 열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7.13 07:38  수정 2026.07.13 08:21

유해란. ⓒ AP=연합뉴스

그야말로 유해란의 시대다.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 유해란이 2개 대회 연속 메이저 왕좌를 차지하며 세계 최정상 골퍼로 우뚝 섰다.


유해란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91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 선수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동타를 이룬 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승부를 갈랐다. 유해란은 침착하게 버디를 낚아내며 파에 그친 헨더슨을 따돌리고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난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였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유해란은 불과 2주 만에 또 하나의 메이저 우승컵을 추가, 우승 상금 140만 달러(약 21억원)를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가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 2승 이상을 달성한 것은 2019년 고진영(셰브론 챔피언십·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무려 7년 만의 대기록이다.


3라운드에서 메이저 대회 최소타 기록인 60타(11언더파)를 몰아쳤던 유해란은 공동 2위 이와이 아키(일본)에 3타, 헨더슨에 7타 앞선 채 출발해 무난한 우승이 점쳐졌다. 하지만 메이저 챔피언십답게 최종일 승부는 예측 불허로 흘러갔다.


추격자 헨더슨의 경기력이 신들린 수준이었다. 1번 홀 버디로 포문을 연 헨더슨은 7번 홀(파5) 장거리 이글에 이어 8번 홀(파3)에서 홀인원까지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순식간에 유해란을 1타 차 턱밑까지 추격했다.


여기에 일본의 이와이까지 가세했다. 이와이가 14번 홀 버디에 이어 15번 홀(파5)에서 타수를 줄이며 유해란과 동타를 만들었고, 뒤이어 헨더슨마저 15~16번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챔피언조 3명이 한때 공동 선두로 맞서는 피 말리는 3파전이 전개됐다.


위기의 순간, 유해란을 구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었다. 헨더슨이 18번 홀(파5)에서 환상적인 세컨샷으로 이글을 잡아내며 먼저 치고 나가자, 유해란은 18번 홀에서 약 4m 거리의 천금 같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유해란. ⓒ AP=연합뉴스

운명의 연장전. 유해란은 페어웨이를 지킨 뒤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가뿐히 올리며 2퍼트 버디로 압박을 가했다. 반면 티샷을 러프로 보낸 헨더슨은 세 번째 샷마저 그린 주변 러프에 떨어뜨렸고, 칩샷마저 홀을 외면하며 고개를 숙였다.


유해란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퍼트가 너무 안 들어가 정말 힘든 하루였다. 앞선 퍼트들을 놓쳤지만, 가장 중요했던 18번 홀과 연장전 버디 퍼트가 들어가 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유해란 외에도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임진희는 마지막 날에만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공동 4위에 올랐고, 이소미 역시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불꽃타를 선보이며 공동 10위(11언더파 273타)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유해란.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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