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가장 먼저 축하” 김주형이 밝힌 슬럼프 탈출 비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7.13 10:09  수정 2026.07.13 10:09

김주형. ⓒ PGA 투어(프레인 스포츠 제공)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던 김주형(24)이 마침내 긴 침묵을 깨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우뚝 섰다.


김주형은 1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베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총상금 9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 담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였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끈질기게 추격해 온 호주 교포 이민우(15언더파 265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2023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 이후 무려 33개월 만에 추가한 통산 4승째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김주형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꽤 오래돼 얼마나 무거운지 잊고 있었다"며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도 "인터뷰 일정이 없었다면 방에 들어가 몇 시간은 울었을 것"이라며 그간의 극심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김주형에게 이 대회는 약속의 땅이자 아픔의 무대였다. 2022년 이 대회를 통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며 PGA 투어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에는 로리 매킬로이와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어 역전패를 당하는 등 유독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기 때문이다.


김주형은 "그동안 아주 오랫동안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갑자기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정말 힘들었다"라며 "어린 나이에 너무 빠른 성공을 거두며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10시간씩 똑같이 연습해도 매번 보상받을 수 없는 것이 골프라는 걸 배우며 더 성숙해졌다"고 털어놨다.


체력적 부담과 불운도 김주형의 독기를 꺾지 못했다. 안개 탓에 최종일 3라운드 잔여 홀과 4라운드 18홀을 연달아 도는 강행군 속에서도 김주형의 볼 스트라이킹은 그야말로 ‘신들린 수준’이었다.


특히 4번 홀에서 좋은 티샷을 치고도 디보트(잔디가 파인 자국)에 공이 빠지는 불운을 맞이했지만, 김주형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왜 이런 일이 생겼지?'가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활용할까'를 생각했다. 맞바람이 불어 오히려 낮게 치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 순간을 돌아봤다.



김주형. ⓒ PGA 투어(프레인 스포츠 제공)

스윙 코치 숀 포리와의 만남을 통해 멘탈을 재정비한 김주형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롤모델로 삼으며 내면을 다졌다. 김주형은 "스코티 셰플러의 인터뷰를 보며 성숙함을 배웠고, TGL에서 타이거 우즈의 팀에 속하게 되면서 많은 조언을 구했다"라며 "우승 직후 가장 먼저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내준 사람이 타이거 우즈였다"고 밝혀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하기도 했다.


값진 우승을 차지했지만, 김주형은 곧바로 고삐를 죄었다. 당장 오는 16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디 오픈 준우승 기억이 있는 김주형에게 이번 우승은 날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김주형은 챔피언의 자취를 빠르게 지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금의 좋은 기분을 다음 주까지 끌고 가지 않을 생각이다. 골프를 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좋은 한 주를 보냈더라도 빨리 정리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오늘 밤은 소중한 사람들과 충분히 즐기겠지만, 내일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디 오픈을 준비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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