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당에 '보완수사권 5월 폐지' 제안" 발언
친청 "제안 기억 없어" vs 친명 "야당이냐" 대립
당권주자 간 검찰개혁 주도권 경쟁 치열해질 듯
"호남 반도체 투자도 당권 경쟁에 영향" 분석도
(왼쪽부터)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을 둘러싼 내부 정쟁이 지속되고 있다. 진실 공방까지 벌어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선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간 대립각이 더 선명해지며 노선 투쟁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선 800조원 규모로 결정된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역시 각 당권 주자들에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29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총리가 검찰 보완수사권 페지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시간 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그렇게 불신을 하느냐. 마치 야당이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의원은 "완전히 이 정부와 대통령을 일종의 경계 대상으로 놓고 막 보채는 것이 야당의 공세 같은 느낌이 드는데, 별로 안 좋다"며 "서로 신뢰를 가지고 협의해서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전 대표는 김 총리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면서도 "별도의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하겠다는 판단"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페이스북에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길두 손 모아 기도한다"라고 반응한 바 있다.
문제는 이 정 전 대표의 반응에서 시작됐다. 정 전 대표가 꺼낸 '시간끌기'에 김 총리가 반박하면서다. 김 총리는 지난 28일 경기 광주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초 5월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자고 당에 제안했으나 당의 요구로 연기됐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5월 중에 처리하고자 했던 건 사실"이라며 "여권 내에서 다 알고 있는 제안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같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총리가) 5월 처리 부분을 말하는데 그런 전화를 받거나 아니면 제안을 받거나 한 기억이 없다"고 맞받았다.
해당 논쟁은 즉각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문정복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수사권 5월 처리 제안이)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으로 전달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최고위원은 "정청래 지도부도, 원내지도부도 그리고 저 역시 그런 의사를 전달 받은 바 없다"며 "만약 누군가 전달받고도 지도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의 투자 계획 발표를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역시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도 같은 회의에서 "김 총리는 민주당의 당대표도 원내대표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2차 검찰 개혁안 처리를 5월에 당에 제안했다고 주장한다"며 "진실이 무엇인지 누가 보더라도 자명하다"고 언급했다.
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정 전 대표의 '시간 끌기용 꼼수가 아니기를 바란다'는 발언에 대해 "보완수사권 요구권은 인정하더라도 보완수사권은 대통령이 말했어도 우리는 폐지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런데 왜 그러면 자기가 대표할 때는 이미 결론내린 것을 가지고 국회에서 안 했나"라고 날을 세웠다.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두고 당권 주자간 대립이 더 격렬해지는 이유는 이를 검찰개혁의 마침표로 보는 당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 선출에 70%나 반영되는 당심 비중을 고려했을 때, 보완수사권 폐지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으면 당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단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는 당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문제이자 일반 국민 눈에도 확 띄는 큰 이슈"라며 "이 문제에 주도권을 가져가는 순간 검찰개혁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텐데 당연히 먼저 가져가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남 반도체 투자 역시 당권 구도에서 또 하나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주장은 야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 먼저 제기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 투자는) 반도체 줄 테니 정청래 떨어뜨려 달라는 것"이라고 발언하면서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이번 투자를 직접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호남의 지지세가 강해지면, 친명(친이재명)계 후보 역시 낙수효과를 얻을 수 있단 시각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이 대통령이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총리를 향한 호남의 지지세가 강해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호남 반도체 투자로 인해 호남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기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 투자가 대통령의 전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 힘들텐데 한 쪽이라도 확실히 챙기겠단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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