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3대 축
"삼성·SK 국가 영웅"…"호남 인재 충분"
"靑 직할 담당관 두고 챙길 것"…1000조 관측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하고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초격차 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 발전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메모리 반도체 전공정 팹 조성 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등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핵심으로 한 대규모 지방 투자 구상이 제시됐다. 정부와 재계에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 전체 투자 규모가 10년간 100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가 국가 성장 전략으로 반도체·AI 중심의 지역 균형 발전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이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하고 이번 발표를 "가장 큰 국민적, 또 역사적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인들의 결단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국가적 역량을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지방 정부 역량을 최대 동원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과 미래를 열게 됐다"며 "국정 2년 차, 올해를 세계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꿈이 시작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이라며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분야에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의 과실이 전국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퍼져 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경쟁을 "국가 대항전"으로 규정하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신대륙을 선점하려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오직 속도전만이 살길이다. 어떤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의 핵심 요소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피지컬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대도약을 위한 삼각 축"이라며 "이를 하나로 묶어 한국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호남권을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 시기에 자원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수도권 집중 정책을 취했지만, 지금은 수도권은 폭발 직전이고 지방은 소멸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국가 균형 발전은 대한민국 핵심 생존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 지역이 장기간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된 측면이 있다"며 "용수도 풍부하고 특히 신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 해안 일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4개 부처가 분야별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영남권에는 우주항공·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종합벨트를, 강원·충청에는 통합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권역별 산업 특화 구상을 제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대 메가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를 뒷받침할 전력·용수 공급 대책과 거점도시 조성 방안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기업 투자 발표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섰다. 이 회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메모리 반도체 전공정 팹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AI로 인해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핵심으로 AI·고대역폭메모리(HBM)·바이오·배터리 등 전국 지역별 대규모 투자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 SK그룹의 구체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은 최태원 회장이 30일 광주에서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 발표와 기업 투자 계획 발표가 끝난 뒤 두 회장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참으로 감격적인 순간"이라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해 두 분을 국가영웅 혹은 국민영웅이라고 불러드리고 싶다"며 "기업이 이익을 얻기 위해 일하지만, 국가 공동체를 위한 활동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했다"고 추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해외로 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기업들이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적으로 어려운 선택과 결단을 내려줬다"며 이 회장과 최 회장을 차례로 바라보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세 사람은 이후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파이팅"을 외쳤다.
이날 자유토론에서는 지방 반도체 거점의 인재 수급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호남 인재 부족론에 대해 "호남에도 충분한 인적 자원이 있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에서 인재를 구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수도권만 기회가 있으니까 다 몰려와서 그러지 거기도 충분히 인적 자원이 있다"며 "잠재력이 있으니까 제대로 교육하고 희망을 주면 얼마든지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걱정하지 않아도 일단 그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자원을 충실하게 양성해 내는 것은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며 "지금 상당 정도 갖춰져 있는데 조금만 지원하면 필요한 인재는 얼마든지 양성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거점의 성공을 위해 주거·문화·의료·교육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재정 투자나 지방정부와 협력해서 서울이나 경기도, 인천 일대에서 사는 것보다 오히려 여기가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초중고 교육 여건을 핵심 과제로 꼽으며 "대학은 이미 서울대 10개 만들기, 거점 대학 육성 등으로 지원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좋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양육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걱정하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정부와의 협력 구상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규모 산업 벨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인프라 구축 지원이 필요한데 정부만으로는 어려워 지방정부 매칭이 필요하다"며 "광주·전남 지역은 통합에 따른 지원금을 적게는 5조원에서 많게는 20조원 전체를 투자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고 있어 판단과 행동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차원의 직접 관리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 이 사업에 대한 직접 직할 담당관을 두고,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제가 직접 챙기고 신속하게 집행하도록 하겠다"며 "정책과 법을 새로 정비하는 일부터 이 획기적인 변화를 설계하는 일까지 필요한 어떤 혁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자유토론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기업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 의견을 들어보니 역시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무것도 없이 다 파괴된 나라가 교육과 노력을 통해 정치·문화적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선도적 국가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제시한 투자 목표가 정부 기대를 넘어섰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균형 발전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수도권 과밀 완화와 지방 균형 발전, 지역 투자를 위해 꽤 노력해 왔지만, 사실 제가 기대했던 수준과 동떨어진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해 주셔서 놀랐다"며 "정부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민간 역량이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표가 실현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말씀하신 것들이 과거 한때 그랬던 것처럼 공수표에 지나지 않도록, 여러분이 현장에서 겪는 많은 어려움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나라가 잘돼야 기업이 잘되고, 노동자가 잘돼야 기업이 잘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가 겪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희망과 기회가 넘치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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