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지도부 흔드는 것 바로 잡아야"
설마 했던 '징계 카드' 정말 꺼내나
대안과미래 "사당으로 착각 말라"
29일 의총서 '사퇴론 분출' 재연되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무거운 표졍으로 의총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 압박에 맞서 '징계 카드'를 꺼내 들 모양새다. 당내에선 당대표 거취 문제에 대해 신중론과 강경론이 대립하면서 장기화 국면으로 흐르는 분위기지만, 장 대표가 끝내 반(反)장동혁 진영에 대한 징계에 나선다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9일 오후 의원총회를 개최해 원구성 관련 논의에 나선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임의로 당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회를 배정해 통보한 것에 대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다만 지난 17일 장 대표 사퇴론이 분출된 의원총회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 대표가 사퇴를 요구한 인사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퇴원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당을 흔드는 세력을 겨냥해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만큼, 당을 쇄신하고 기강을 확립하는 일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내에선 중앙윤리위원회를 통한 '징계 카드'를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권파는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장 대표는 당내 제출된 징계 요청에 대해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는 비당권파와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그는 지난 26일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의원들이 특별한 명분도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이 당의 쇄신이고 혁신인 것처럼 받아들여져 왔는데, 그런 것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징계 요청이 들어와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내 개혁파 모임 '대안과미래'에 대한 적개심도 드러냈다. 이 모임은 현재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도부에 대한 공격만 계속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대안 제시는 아닐 것"이라면서 "혁신, 대안, 미래라는 이름으로 명분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이번에 반드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당내에선 장 대표 거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법론이 제시된 바 있다.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선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지고 자진 사퇴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미 '선거 선방론'을 내세우며 맞서는 탓에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것도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이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가 거취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고수하면서, 강압적으로 끌어내리는 움직임이 여러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맞춰 현재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방안이 '질서 있는 퇴진론'이다. 특히 정점식 원내대표는 내년 2월 전에 당대표 거취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선 내부 의견 수렴을 통해 당의 방향성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오세훈 시장 역시 "당장 내일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불필요하게 서두르다가 부작용만 생기는 변화와 혁신은 당 전체 구성원이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 중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게 쫓아내려고 한다면 또다시 갈등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최고위원 사퇴로 인한 비대위 전환이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총의를 모아 장 대표에게 전달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작용이 덜한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6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제는 장 대표의 징계 예고에 '질서 있는 퇴진론'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안과미래는 장 대표의 이른바 '당 기강 확립' 발언에 당대표직 사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이후 해당 발언의 의도가 '징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당권 유지에만 매달려 폭주하고 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안과미래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당내 건전한 비판에 대해 실명까지 거론하며 징계를 언급하는 편협한 리더십만 보이고 있다"며 "지방선거 전 '입틀막 징계'는 사법부 판결로 효력을 잃었고 강경 노선은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심판받았다. 더는 국민의힘을 장 대표 개인의 '사당'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재섭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선대위원장으로서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끈 싸움이 장동혁 지도부를 흔드는 일이었다면 기꺼이 징계를 받겠다"며 "장 대표는 지금 당장 저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길 바란다. 무엇이 진정 당을 위한 길이고 보수를 위한 길이었는지, 그 판단은 당과 시민 그리고 시간에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퇴원 직후 기자회견에서 '보수 재건'을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당 기강 확립'인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물론 당권파는 윤리위원회가 독립기구이기 때문에 당대표의 판단이나 결정이 개입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윤리위원장은 최고위 의결이 필요해도 임명은 당대표 권한이기 때문에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로부터 징계요구서가 접수되면 내용과 현황을 확인한 다음 당헌·당규에 따라 당무감사위와 윤리위 회부 절차를 거치게 된다"며 "당대표의 독단적인 판단이나 자의적인 결정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계 국면'이 현실화될 경우, 비당권파의 사퇴 압박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며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 당내 일부에선 장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방법론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지만, 장 대표가 '징계 카드'로 전면전을 선포할 경우 단일화된 의견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당내에선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방법과 시기를 두고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오히려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서 장 대표 체제가 유지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그만큼 주류 의견이라고 할 수 있는 세력이 마땅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정말 비당권파에 대해 징계에 나설지는 미지수인데, 가능성이 적은 경고성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징계에 나선다면 더 이상 당내에서 장 대표를 가만히 놔둘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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