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과미래' 사퇴 압박…박준태 '해체' 맞불
그동안 사퇴 주장한 의원 대부분 발언
"예상한 결과, 의외로 방어 나선 의원 출현"
당내선 대립 격화에 후폭풍 여부 주목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무거운 표졍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계기로 내홍이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소청 제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당대표 거취 압박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이 사퇴를 요구한 당내 세력의 해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대립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최은석 원내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있던 당 노선의 문제점과 선거 결과에 대해 여러 의원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장 대표가 이번 선거 결과와 과정에 있었던 사안에 대해 책임지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의견도 있는 그대로 장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며 "장 대표는 의원총회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내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시작된 의원총회는 약 3시간 동안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원내지도부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선거소청 관련해 당 법률위의 설명이 이어지다 보니, 자유 발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됐다.
그러다 보니 발언 자체가 짧을 수밖에 없었지만, 발언한 다수 의원이 장 대표에게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사퇴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안이 이날 보도한 <[단독] 국민의힘 의원 60여명, 의총서 "장동혁 사퇴하라">에 따르면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의 약 70%인 60여명이 장 대표의 사퇴론을 꺼내들었다.
특히 초·재선 모임인 '대안과미래'에 소속된 인사를 중심으로 사퇴 언급이 나왔다고 한다. 권영진 의원은 의총에서 "참정권 침해에 분노한 청년들은 많이 떠났고, 지금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일부 장악하고 있다"며 "우리가 저들과 함께 부정선거를 이야기하고 재선거를 끝까지 싸우자고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송석준 의원 역시 장 대표를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함께, 잠실 개표소 시위 현장에 편승해 사퇴 요구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광장에 있는 청년과 국민이 잘못된 선거 관리 문제를 지적하면서 밤낮없이 투쟁하고 있는데, 여기에 편승하고 숨어서 당대표를 연연하는 부끄러운 모습은 지양해 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한 초선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다수가 장 대표 사퇴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물러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방법은 없지만, 최고위원들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중 4명 이상이 사퇴하거나 궐위되면 최고위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데, 장 대표가 자진사퇴를 하지 않는 한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퇴를 압박하는 측과 장 대표 측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장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모 대표처럼 '찌질이' 소리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 재선 의원은 장 대표가 '재선거'를 계속 주장하는 것에 "어디 가서 재선거를 얘기하지 마라. 의원들의 뜻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공개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 대표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 의원은 '대안과미래'를 향해 "지난 6개월 동안 그 어떤 대안도 없이 당대표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한 만큼, 모임의 성격은 당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모임"이라면서 "대안과미래의 해체를 요구하며, 해체하지 않으면 '대안 없는 미래'로 명명하겠다"고 맞섰다. 박 의원이 해당 단체를 언급한 것은 그동안 거취를 압박한 것도 있지만,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소속 인사 대부분이 거취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이에 박 의원은 "당대표를 퇴진시키는 것이 국민 참정권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냐"라고 크게 반발했다.
박 의원처럼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의 사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신동욱·이진숙 의원 등 인사가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당권파에선 사퇴를 요구한 인사들 대부분이 그동안 같은 주장을 했기 때문에 예상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새로운 인사들이 방어에 나선 것에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대표 사퇴를 주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사가 그대로 나와서 새롭지 않았다"며 "오히려 예상외의 인사들이 방어했다"고 말했다. 특히 4선 중진인 박대출 의원의 활약이 컸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의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역대 지방선거 결과와 대선 시점의 상관관계, 당대표 유세 지역 승률 비교 등 자료를 제시했는데, 이 설명이 당내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박 의원이 객관적으로 얘기하려고 노력해줘서 다들 놀라는 분위기"라면서 "당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의견은 전혀 내지 않았다. 오히려 합리적으로 설명하다 보니까, 이런 의견을 당내에서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사퇴론이 분출된 이번 의원총회가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입장이 엇갈렸다. 장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분출된 만큼,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반면 다양한 의견이 표출된 것이 오히려 당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초선 의원은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 당이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문제 될 것이 무엇이 있겠나"면서 "다양한 얘기가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고, 일방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회복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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