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IAEA 사찰단 초청 수용…핵협상 '검증 국면' 돌입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19 05:13  수정 2026.06.19 07:06

"그로시 총장에 서한 전달"…호르무즈 봉쇄도 사실상 해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지난해 7월 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장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가 발효되면서 이란은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자국 핵시설 방문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걸프만 일대 해상 봉쇄를 해제했고, 원유 수송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통과하기 시작하면서 전후 협상이 본격적인 '검증 단계'에 접어들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이란 특사는 18일(현지시간) 미 의회 지도부와 국가안보 관련 상임위원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란이 IAEA를 자국 핵시설에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핑 내용을 전해들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란이 IAEA와 별도 서한을 작성했으며, 이 서한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전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 사찰단은 이란 핵시설에 접근해 고농축 우라늄의 위치를 확인하고 은닉 여부를 조사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위트코프 특사는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합의에 별도의 비공개 부속 합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란과 IAEA 간 사찰 협력을 위한 별도 문서는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쟁 기간 사실상 중단됐던 국제사회의 핵 검증 체계가 복원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IAEA는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재고와 보관 장소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국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진행될 대면 협상이 적의 견해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협상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도 긴장 완화 조치에 나섰다. 미군은 이날 이란을 상대로 시행해온 해상 봉쇄를 중단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재개됐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미 해군 함정은 합의 이행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인근 해역에 계속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약 38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2척이 제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해운정보업체 로이즈리스트는 주요 선사 선박들이 약 110일 만에 다시 해협을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종 핵협상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이란 합의문은 향후 60일 동안 핵 프로그램의 미래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 검증 체계 구축 등을 협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지만, 구체적인 폐기 절차와 검증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IAEA 사찰 허용은 핵 문제 해결의 종착점이 아니라 본격적인 검증 협상의 출발점일 뿐이다. 특히 사찰단이 실제로 핵시설에 접근해 우라늄 재고를 확인할 수 있을지가 향후 60일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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