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론 몰린 장동혁 지도부, 경찰청 사태로 '2차 전선' 구축하나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6.18 06:00  수정 2026.06.18 06:01

경찰의 보좌진 폭행 논란에

'정략적 행보' 비판 한풀 꺾여

정점식 "즉각 경질·사과해야"

장동혁 재선거 요구 이어갈 듯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무거운 표졍으로 의총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당내 사퇴론에 직면한 장동혁 지도부가 경찰의 국민의힘 보좌진 폭행 논란을 계기로 '2차 전선'을 구축한 모습이다. 당초 시민들을 향해 패가망신 발언을 한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규탄 행보는 재선거 요구와 함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정략적 행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지만, 경찰청 직원의 물리력 행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판의 초점이 경찰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장 대표가 재선거 요구를 이어갈 명분을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경찰청 항의 방문 과정에서 발생한 보좌진 폭행 논란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관형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이 우리 당 보좌진의 팔을 비틀고 목덜미를 잡는 폭행을 저질렀다"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진을 폭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고위 간부가 국회의원과 보좌진 앞에서 이토록 안하무인인데 이런 경찰이 우리 국민들을 위한 소위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주겠나"라며 "보좌진은 우리 동지고 우리 당의 일부다. 결코 좌시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폭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의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경찰청장과 이관형 경비부장을 즉각 경질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서 피해 당사자와 국민의힘에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법적 조치에 대한 동의를 묻자 참석 의원들은 "네"라고 답하며 박수로 화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 방문은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이 계기가 됐다. 박 청장은 전날 정례 간담회에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참여자를 향해 "아무 생각 없이 옆에서 불법 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에는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경찰청을 찾은 신동욱 의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경찰이 국회의원들의 진입을 몸으로 막았고, 이를 촬영하려던 보좌진에게 목을 조르려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신 의원이 올린 영상에는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이 국민의힘 보좌진의 손목을 잡고 밀친 뒤 목덜미 쪽으로 손을 뻗는 장면이 담겼다. 현장에서는 신 의원 등이 "뭐야 이거"라며 이를 제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됐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신 의원과 나경원·이철규·주진우 의원의 경찰청 항의 방문은 일각에서 정략적 행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보좌관 폭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내에선 '폭행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정연욱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던 건 야당과의 대화 과정에서 불필요한 일을 자초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장 대표의 재선거 요구를 둘러싼 당내 비판이 잦아든 건 아니다. 정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의 선거소청 제기와 관련해 "정점식 원내대표는 투표지 부족 사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 감사해 달라는 취지라고 분명히 얘기했다. 전면 재선거를 위한 선거 소청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오세훈 시장이 어제 얘기했듯 장동혁 대표의 재선거 주장이 아마 자리 보전용 구호가 아니냐는 주장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에 참여하고 있는 권영진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재선거 거리가 안 된다는 것을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가 잘 알 거다. (소청에 이어) 선거 소송을 하면 1~2년이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은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가. 본인은 좋겠지만 당은 수렁에 빠진다"고 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재선거 요구를 이어갈 전망이다. 장동혁 지도부는 전날에도 잠실 시위 현장을찾아 서울경찰청장의 패가망신 발언을 비판하고 재선거를 주장했다. 장 대표는 취재진에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강제 해산을 하명하고, 어제 서울경찰청장이 패가망신을 운운하며 시민과 청년을 겁박했다"며 "지금 시민이 원하는 건 재선거·특검·선관위 개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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