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을 즐기고 금리를 주목하라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4.29 07:10  수정 2026.04.29 07:10

국내외 증시 실적 모멘텀 이어지나

M7 중 5곳 실적 금주 발표돼

美FOMC·차기 연준 의장 메시지 주목

증시 사이클 고점 가늠자는 금리?

뉴욕 증권거래소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 장면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거래소 근무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지). ⓒAP/뉴시스

미국의 7개 초대형 빅테크 기업을 일컫는 'M7(매그니피센트7)' 중 5곳이 이번주 실적 발표에 나서는 가운데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기대하며 예열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증시에선 반도체 바통을 넘겨받은 업종들이 실적 기대감을 충족하며 순환매 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국내외 증시 모두 실적 모멘텀에 따른 추세적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 지수는 최근 7거래일 동안 7.28% 상승했다.


지난 24일 약보합 마감하긴 했지만, 7거래일 내내 장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추세적 상승세를 보였다.


대형 반도체에 이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으로 쏠렸던 수급이 건설, 2차전지, 철강 등으로 번지며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된 분위기다.


미국·이란 휴전 합의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가 누적된 상황이지만, 주요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연이어 발표한 덕에 매수세가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피가 최근 6거래일 중 5거래일 상승하는 등 매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견조한 이익 덕분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증시 역시 M7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메모리 업종 중심으로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iM증권 리서치본부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8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며 "5개 빅테크 기업이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란 사태에 따른 변동성 국면에서 실적·성장에 바탕을 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신흥국 대비 부진했던 미국증시가 뒤늦게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점 부담에도 연말까지 긍정적 흐름이 예상된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실적 모멘텀이 가장 강력했던 작년 11월 이후 미국 주식시장을 비우고 있었다"며 "지난 1년간 비워졌던 포지셔닝은 4월 들어서 채워지기 시작했다. 실적을 뒤늦게 반영하면서 강력한 저가매수가 이뤄진 형국"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발 관세 전쟁 이후 흐름처럼 중동 전쟁 변수를 '알려진 악재'로 간주하고 주도주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1.77포인트(0.48%) 상승한 6646.80에 개장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시세가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29일(현지시각)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눈여겨봐야 한다.


이르면 내달 중순 차기 연준 의장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케빈 워시 후보자 관련 소식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 만큼, 연준이 물가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금리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휴전 이후에도 전쟁 장기화와 유가 변동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연준이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을 일시적 현상으로 분류할지, 경계 수위를 올릴지가 이번 회의 메시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정상화가 확인되기 전까지 헤드라인 물가가 일시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통화완화 기조로 전환되기 어렵다"며 "5~6월 에너지발 물가의 2차 전이 속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주요국의 매파적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사이클이 국내외 주식시장 상승분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관련 설비투자와 연관성이 높은 금리 흐름이 증시 고점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사이클 고점을 잡는 데 있어 금리가 중요할 것 같다"며 "빅테크들이 레버리지를 수반해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중간재·원자재 물가 상승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차원에서 투자 사이클이 과잉으로 치달으면 금리 상승이 유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