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외국인 HIV 감염자 늘었다…태국·남아공·중국 순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5.09.24 04:05  수정 2025.09.24 04:05

지난해까지 6년간 외국인 감염자 20% 증가

내국인 신규 진단은 29% 줄어…감소 추세

20~39세, 남성이 여전히 HIV 주요 위험군

"외국인 조기 검사 확대, 치료 이탈 줄여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항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의 발병 원인이 되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추세가 내국인들 사이에서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국내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IV 감염 국내 외국인들의 수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태국·남아공·중국 순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23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6년간 우리나라의 HIV 감염 발생은 내국인의 경우 한 해 1006명(2019년)에서 714명(2024년)으로 줄어들면서 29.0% 감소했다.


반면 국내 외국인의 경우, 같은 기간 신규 HIV 감염 진단자가 217명(2019년)에서 261명(2024년)으로 20.3%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HIV 감염 국내 외국인을 국적별로 살펴보면 태국이 3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7명, 중국이 23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이후 우즈베키스탄 22명, 러시아 20명,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각 18명, 미얀마 15명의 순이었다.


HIV는 잠복기를 거쳐 체내의 면역세포를 공격해 인간의 면역기능을 무너뜨리는 바이러스다. HIV가 체내에서 확산되면 에이즈 발병의 원인이 된다. 일단 HIV에 감염되면 완치는 불가능하며,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체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해야 한다.


HIV가 감염되는 경로는 ①주사기 돌려쓰기 ②모유 수유를 통한 수직 감염 ③성행위를 통한 감염이 있다. 주사식 마약이 창궐하거나, 모유 외에 아이에게 줄 식량이 마땅치 않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1~2번 사례가 많으나, 우리나라에서는 3번 사례를 통한 감염이 절대 다수 사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HIV 감염 사례를 성별·연령별로 분류해보면 내국인의 경우 남성이 95.6%, 20~39세가 66.1%였다. 외국인의 경우, 남성이 69.7%, 20~39세가 68.6%였다. 20~39세 남성이 여전히 주요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낸 셈이다.


HIV 감염자가 에이즈 또는 그외의 사인으로 사망한 사례를 보면, 내국인 사망자는 2023년과 지난해 각각 158명이었다. 국내 외국인은 2023년에는 14명이 사망했으나, 지난해에는 사망자가 8명이었다.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HIV의 특성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치료 중단·이탈률은 2019년 5.6%에서 2022년 6.8%를 거쳐 2023년 8.2%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HIV 감염자에 대한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외국인에 대한 감염병 관리는 연결이 특히 중요한 만큼, 정부는 외국인 대상 다국어 안내와 조기 검사 채널을 확대하고, 치료 이탈을 줄이는 현장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출신국 특성과 체류 형태를 반영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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