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권오을·안규백·정동영 두고 설전…"부적격" vs "낙마몰이"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7.25 00:15  수정 2025.07.25 08:29

청문보고서 재송부 마지막날

국민의힘, 압박 수위 최고조

李대통령에 지명철회 요청 공문도

민주당 엄호…보고서 결국 미채택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21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강선우·이진숙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자 국민의힘이 정동영·안규백·권오을 장관 후보자로 공세 방향을 돌렸다. 세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꺼내들어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청문보고서 채택을 끝까지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장관으로서 자질을 충분히 갖춘 인사라며 엄호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끝내 세 후보자 임명을 단행할 경우 더 이상의 여론전을 펼치기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자들을 둘러싼 의혹들이 사퇴 압박 수준으로 커지지 않은 만큼, 이들은 결국 임명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동영·권오을·안규백 후보자를 겨냥해 "일가족의 태양광 재태크를 위해 이해충돌 법안을 낸 통일부 장관 후보자, 겹치기 허위 근무 의혹에 공직선거법 상습 위반범인 보훈부 장관 후보자, 병적 기록조차 제출하지 못한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도무지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보훈·군 경력 전무를 비롯해 선거보전비 미반납, 배우자와 겹치기 근무, 무근로 급여 수급 등 의혹들을 짚으며 전문성과 도덕성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태양광 사업 이해충돌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집중 공격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채 상병 수사가 경찰에서 국방부에 회수되던 당일 국회 국방위 소속이던 안 후보자가 임성근 사단장과 무려 14분이나 통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임 사단장과 통화한 적 없는 우리 당 이철규 의원은 무차별 압수수색 했는데 안 후보자는 왜 하지 않느냐. 특검은 당장 안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내란 10적 등 제2의 5공 청문회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낙마 몰이'라며 맞섰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윤석열 정권에선 수십 건의 탈세·위장전입·위증이 터져도 통 크게 봐달라며 다 임명 강행하더니 이재명 정부에선 유죄 추정, 몰아가기, 몽니 정치냐"며 "이쯤 되면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낙마 몰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에는 이 대통령에게 세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공문에서 "이들이 장관에 임명된다면 국민은 정부의 인사 시스템 전체에 대한 깊은 불신과 좌절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국민의힘의 반대로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까지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 바있다. 그러나 외통위·국방위·정무위원장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힘은 전체회의를 열지 않으며 끝내 청문보고서 채택을 무산시켰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전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자진 사퇴한 강선우 의원을 향한 공세도 멈추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강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국회의원으로서 자격 미달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이 대통령의 인사 검증 시스템 문제점을 지속 부각하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이에 민주당은 송 비대위원장의 과거 당직자 폭행 의혹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송 비대위원장이 강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히자 "불과 4년 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직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폭행을 일삼은 사람이 할 소리냐"며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부끄러움을 안다면 2021년 본인이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 반성과 사과부터 하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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