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안 나오고 주진우 나오고'…줄 잇는 변수에 '차기 당권' 오리무중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7.25 04:15  수정 2025.07.25 05:50

'구주류 vs 혁신연대' 구도…당심 물음표

'깜짝 출마' 주진우, 나아갈 길 변수로

구주류 '김문수'냐 '장동혁'이냐로 엇갈려

"최대한 많은 사람 안고 갈 인물이 뽑힐 것"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 구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주진우 의원이 깜짝 출마하며 판이 흔들린데다 한동훈 전 대표가 결국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변수가 잇따르면서다. 당 안팎에선 구주류 내에서도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혁신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아직 미지수인 만큼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당대회 당일까지 등장할 또 다른 변수에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이번 당권 구도가 매우 복잡할 것이란 시각도 감지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당의 주인인 당원을 속이고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을 실망시키는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 한다"며 "8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우리 당을 진짜 보수의 정신으로부터 이탈시켜 극우로 포획하려는 세력들과는 단호히 싸우겠다"며 "과거를 성찰하고 개혁의 길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은 포용하고 통합하겠다.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번 전대에서 혁신을 표방한 조경태·안철수 의원 등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한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이번 전대의 최대 변수로 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동훈이라는 이름 값과 그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어떤 생각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판도를 바꾸기에 충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선 경선 때도 단일화 이슈가 없었다면 한 전 대표가 이겼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한 전 대표를 품는 쪽은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큰 영향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대에서의 변수는 한 전 대표의 불출마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75년생으로 50세란 젊음으로 무장한 주진우 의원의 이날 당대표 출마 선언이 또 다른 대표적인 변수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보수 정치에 젊은 새바람을 불어 넣고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며 8·2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주 의원의 출마가 변수로 떠오르는 이유는 '혁신연대'에 함께할 것이냐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주 의원은 이번 인사청문 정국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재산 증식 의혹을 날카롭게 질타하면서 전국민으로부터 관심을 끈 바 있다. 이에 주 의원의 영향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주 의원을 범친한계로 보는 시각도 있는 만큼, 혁신연대에 가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23 전당대회 당시 주 의원은 친한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 당시 한동훈 당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독대할 때 한 대표의 옆을 지킨 것도 주 의원이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 의원이 혁신연대와 거리를 둘 것이란 전망도 있다. 주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이슈인 '인적쇄신안'에 "(대선 당시) 우리 당을 이끌었던 분들은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면서도 "출당하거나, 의정활동이 3년이나 남았는데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 출마자들을 모두 존중하지만 '내가 당대표가 되면 반대되는 사람은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면 그 다음 일은 어떻게 책임지느냐"라고 덧붙였다.


앞서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특검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당내 의원 45명에 대한 탈당을 요구한 조경태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주 의원은 구주류와도 나쁘지 않은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루두루 잘 지내고 있는 만큼 구주류의 당심을 공략할 가능성도 있단 의미다.


한 전 대표와 주 의원의 혁신연대 가세가 최대 변수로 여겨지는 이유는 구주류 세력의 세력이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로 갈리고 있어서다.


서정욱 변호사는 YTN라디오에 나와 "김문수 후보가 계엄 때문에 이번 대선에 졌다면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있는데 대해서 친윤 쪽에서 섭섭해 한다"며 "요즘 장동혁 의원이 선명한 발언을 많이 내놓는데 그래서 지금 전통적인 우파 유튜버들이나 친윤들이 압도적으로 김문수에서 장동혁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영훈 국민의힘 전 대변인도 CBS 라디오에서 "과거의 친윤이라는 집단도 정치적으로 한 카테고리가 아니고 적어도 세 그룹 내지 네 그룹 정도로 분화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그러면 그 중에 어느 한 집단이 장동혁 의원을 지지한다고 한들 과연 당대표가 될 수 있을 정도까지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뜻을 같이하기가 어려워 보이는 만큼 표가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만약 김문수 후보가 당권을 잡게 되면 단일화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텐데, 이럴 경우 과거 지도부들은 위기에 처하게 될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얘기가 안 되면 단일화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예상이나 예측대로 되고 있는 게 거의 없어서 전당대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심지어 지금 당대표 후보들 교통정리도 안 돼서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름조차 안 나오고 있지 않느냐"라며 "단일화 선택에서 당원들이 내린 결정을 봐도 알 수 있듯, 당원들의 선택은 전혀 가볍지 않다. 당을 잘 챙길 수 있게 최대한 많은 세력을 챙기고 안고 갈 수 있는 사람을 뽑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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