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데일리안 인터뷰
"내란당 이미지에 온건 보수·중도 다 빠져나가"
"국민신뢰 회복 위해 인적청산 필수…혁신해야"
"정통보수 회복·재건해 위기의 당 다시 살릴 것"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국민들이 우리에게 부여한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국민의힘은 앞으로 훨씬 더 어려운 길을 가게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이 결의에 찬 눈빛과 어투로 현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가 지적한건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6·3 대선에서의 패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위기감이다.
국회 최다선인 6선을 지내면서 정치를 20년 넘게 해온 조 의원에게조차 지금 국민의힘이 마주한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는 "우리 당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심지어 지지율이 10%대까지 쪼그라들었고, 상대 당의 유력한 대표주자는 우리 당의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미 내란당이란 오명, 그 이미지가 씌워져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의원은 당이 회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번이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즉, 보수정당에 허락한 마지막 기회라는 점 역시 강하게 피력했다. 조 의원은 "우리 지지율이 10%대로 쪼그라든 가장 큰 이유는 온건한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다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우리가 '새로워졌다' '바뀌었다' '수구·구태세력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이루기 위해 조 의원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당과 대등한 지지율을 회복해 선거 승리와 정권 창출을 이뤄내려면 다소 마음 아프지만 과감한 혁신, 즉 인적청산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야 당이 살아날 수 있다. 혁신(革新)은 가죽을 벗긴다는 뜻인 만큼 고통스럽겠지만 그 고통이 없으면 혁신도 이뤄질 수 없다. 해체 수준의 혁신을 통해 국민들께 정통보수를 선보일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석 수가 적어도 국민의 지지가 높으면 정부·여당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당을 정상화 시켜 여당과 대등하거나 앞서는 지지율을 획득한다면 그 지지율이 바로 우리의 힘이 될 것"이라며 "내란당이란 이미지가 유지되는 한 어떤 목소리도 국민들로부터 설득을 얻을 수가 없다. 우리 스스로 내란당 이미지를 벗고 전열 정비를 해야 비로소 대여투쟁의 힘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혁신을 주도하고 당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통보수의 가치를 세우고 민생·정책 정당으로 거듭나 '중도진보' 세력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월이 흐르다보니 당원들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졌다고 본다. 비상계엄이 무엇이 잘못인가에 대해 관념적으로만 생각하지, 실질적으로 이것과 저것이 잘못됐다 얘기해주는 정치인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자신이 당대표가 돼 혁신을 주도하고, 당을 되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와 소통하는 당원과 국민들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정리가 확실해졌다"며 "당대표가 되면 정통보수와 자유민주주의 가치 개념 중요성을 많이 설파하고 정강정책과 당헌당규에 담아내 우리 당을 중도진보까지 끌어안는 정당으로 만들어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게 만들 것이다. 나는 진보 진영까지 끌어안는데 자신이 있다"고 자부했다.
아래는 조경태 의원과의 일문일답
어려운 시기에 차기 당권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한 배경은 무엇인가?
"최근 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내게 이런 저런 말씀들이 있었다. '조 의원이 최다선인 만큼 나서서 이 당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사실 다른 인물들이 있는터라 처음엔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았는데, 이분들의 주장이 상당한 절박함을 가진 것 같아 더 이상 침묵하면 안 되겠구나 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당대표 경선은 당원 80%, 국민 20%로 치러지는데, 한 달이라는 기간에 당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상대 당(더불어민주당)에 유력한 당대표 주자가 우리 당의 해산을 주장하고 있지 않느냐. 국민의힘이 정당해산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내란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듯한 인물들이 주류 세력이 되면 우리 당은 민주당의 정당해산 시도에 정면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왜 당대표가 돼야 하는가에 대해 당원들께 정통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호소하고자 한다. 그러면 당원분께서도 심각성을 깨닫게 될거고 국민의힘이 각종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조경태를 선택할 것이라 본다."
당원들에게 호소할 '정통보수의 가치'란 무엇인가?
"정통보수는 그야말로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정신이다. 정통보수의 첫번째 가치는 헌법수호다. 헌법은 우리 국가의 틀을 근간을 지탱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법치주의다. 세번째는 경제성장, 네번째는 사회안정이다. 정통보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헌법수호와 법치주의에 대해서 잘 이해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4일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이 위헌이고 불법이라고 적시했다. 그건 즉,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건 반헌법적·불법적인 주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번에 당이 절연해야 할 3대 세력을 '부정선거론자' '윤어게인' '전광훈 추종자' 등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같이 자유민주주의와 정통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 못하는 세력들은 이 당에 남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민주당이야말로 중도보수 정당이란 주장을 꺼냈는데, 중도보수에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아마 그 분(민주당)들도 중도보수라는 표현이 어색할 것이다. 민주당이 보수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쓴다는 것 자체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만큼 (민주당이) 보수의 일부 세력까지 잠식해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 이런 상황에선 우리 당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고,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라도 극우들과는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확실하게 절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혁신을 해야 한다. 혁신을 통해서 중도층과 온건보수가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에선 중도보수까지 끌어안겠다지만 나는 오히려 우리가 중도진보까지 끌어들이는 정당이어야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진보까지 끌어안는데 자신있다."
윤 전 대통령 관저를 지켰던 당내 45명의 의원에 대한 인적청산을 주장하고 있는데, 당 소속 의원의 절반가량인 45명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하면 당권 획득과 향후 대여 투쟁에 지장이 있지 않겠나?
"인적쇄신만이 보수를 더 건강하게 하고 더 크게 통합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우리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본다. 내란이란 엄중함이 우리를 엄습하는 상황에선 단호하고 확실한 인적쇄신을 하지 않으면 더 위기에 빠진다. 그런 의미에서 다소 아픔이 있더라도 혁신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과거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47석에 불과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 다음 총선에선 152석을 확보한 바 있다. 또 과거 새정치국민회의는 15대 총선에서 79석밖에 못 얻었지만 당시 여당과 대등한 경쟁을 통해서 정권을 창출한 적이 있다.
지금처럼 107석을 갖고 10%대 정당 지지율을 유지하느냐, 다소 의석이 줄어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서 민주당과 대등한 지지율을 회복하느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다소 마음이 아픈 부분이 없잖아 있겠지만 과감한 혁신과 인적청산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당이 살아날 수 있다. 혁신엔 가죽을 벗긴다는 개념이 들어가 있다. 얼마나 고통스럽겠느냐. 그 고통을 이겨내지 않으면, 그 고통이 없으면 혁신이 이뤄질 수 없다. 해체 수준의 혁신을 통해 국민께 정통보수를 선보일 때가 왔다."
인적청산은 어떻게 진행되나?
"그건 내가 평가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께서 할 것이다. 당대표가 되면 국민 공모를 통해 인적쇄신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위원장도 국민들 중 한 분이 될 것이다. 어떤 분들이 인적 청산과 쇄신의 대상자가 될 것인지는 국민이 평가하는 것이다. 국민들께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 우리 당명이 국민의힘이지 않은가. 당명 그대로 국민 뜻에 맞는 인적 청산을 해야 미래를 기대할 수가 있다."
혁신파의 연대와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혁신을 바라고 쇄신을 바라는 후보가 있다면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결국은 혁신파와 쇄신파들이 힘을 모아 단일화를 하는게 좋다. 단일화를 해서 단일대오로 가는게 국민들께서 원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단일화의 절차는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100% 국민 경선을 통하면 시간적으로도 절차적으로도 별 무리가 없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100% 국민 경선으로 가야 한다. 지금 나오겠단 분들이 얼추 다 대권주자나 대선 경선에 나왔던 분들인데 대통령이 되겠다 했던 분들인 만큼 국민 경선을 받아들이는게 이치에 맞다. 100% 국민 경선으로 가는 것이 당의 주어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당이 극심한 극우적 정당으로 바뀌고 있지 않느냐. 그렇게 되면 우리 당은 희망이 없고 영남 자민련보다 못한 정당으로 쪼그라든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정통보수 정당이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위기에 쳐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정당해산까지도 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할 것이라 본다. 그런만큼 이번에는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울 세력이 당대표가 돼고 주류가 돼야 당이 살아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화의 가치는 정통보수의 회복과 재건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일당독주 견제를 위한 대여투쟁의 복안은?
"일단 내부적으로 전열이 정비돼야 한다. 그러고 나서 대여 투쟁이 이뤄져야지 설득력이 있다. 지금 우리가 아무리 바른 말을 해도 국민들로부터 호감이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내란당으로 이미지화돼 그렇다. 어떤 목소리도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을 수가 없다. 우리 스스로 내란당 이미지를 벗기고 전열을 정비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대여 투쟁의 힘이 생긴다 본다.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렇게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혁신은 필수다. 당이 쪼그라든 이유는 온건보수와 합리적 중도층이 빠져나가서다. 그 분들이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새로워졌다' '바뀌었다' '더 이상 수구·구태가 아니다'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당내엔 그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세력들이 있지 않느냐. 지난 겨울에 한 일을 자기들은 알겠지만 그들처럼 반성하지 않는 세력이 주류를 형성하는 정당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정치라는 건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업어야 한다. 지지나 명분이 없는 투쟁은 메아리 없는 외침 밖에 안 된다. 의석수가 적어도 국민 지지율이 높으면 정부·여당도 야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 당을 정상화 시켜 여당과 대등하거나 앞서는 지지율을 획득한다면, 그게 바로 대여 투쟁과 협상력을 높이는 힘과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해낼 수 있는 건 정치경험이 풍부한 나 조경태 뿐이다."
내년 지방선거 필승 전략은?
"지금 당대표에 출마한 분들에게 지방선거 관련 질문을 하면 아마도 모두 똑같이 자신 없어 할 것이다. 10%대 지지율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고, 이긴다는 생각 자체가 사치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정당 지지율을 40%대까지 높여야 하는 선결 과제가 있다. 정당 지지율을 올리고 민생·정책 정당, 정통보수 정당으로 이미지를 굳힌다면 내년 지선에서 해볼만하다.
성적표는 지난 지방선거 수준을 유지하는 게 1차적 목표다. 나를 뽑아야 그 정도 목표와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다른 분들은 그런 경험도 없고, 이기는 전략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천은 무조건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다 아는 공천이 아니라 정말 과학적으로 분석을 잘해서 어떤 후보를 내야 이길 수 있겠느냐 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하지만 어떤 후보자라도 현재 경쟁력은 지금 같은 상황에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 경쟁력을 높이고 나서, 좋은 후보들의 경쟁력을 봐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당대표가 헌신적으로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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