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보고 울었던 李대통령 "갱년기여서 그런 게 아닌 듯하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5.06.30 16:27  수정 2025.06.30 16:28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

"김구 선생님 말한 문화강국 초입에 서 있는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 김혜경 여사와 함께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밭 '파인그라스'에서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 중단편 영화 '첫여름'으로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1등 상을 거머쥔 허가영 감독, 조수미 성악가, 박윤재 발레리노 등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팬으로, 시청 도중 눈물을 흘린 일화가 대선 기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먹고 살길을 만들까 고민하던 중 주말에 '폭싹 속았수다'를 몰아보다 놀랐다"며 "드라마를 산업으로 키우면 대한민국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언급하며 "고부갈등,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문화 등에 대해 우리는 공감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그런데 남미나 유럽에서도 호평받는 등 엄청난 공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섬세한 표현력 (때문) 아니겠나"라며 "이런 게 우리의 실력이다. (내가) 운 이유가 당연히 갱년기여서 그런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닌 듯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좋아하는 김구 선생님이 '무력은 우리를 지키는 힘 정도면 충분하고, 경제적 부는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것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문화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일으킨다. 강한 문화력을 갖는 것이 소망'이라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김구 선생님이 말한 문화강국의 초입에 서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문화 산업을 키우면 세계적인 선도국가로 나갈 강력한 힘이 되지 않겠나. 이 생각을 하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못 뽑고 있다. 이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 (인선이 쉽지 않다) 여러분도 고민해달라"면서 웃었다.


한편 행사에 참석한 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이 대통령이 어느 대목에서 눈물을 보인 것이냐는 질문에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이 애순인데, 하늘나라에 가신 시누이(이 대통령의 누이) 아명이 애자였다고 한다. 그런 것이 연상돼 눈물샘을 자극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원석 감독은 "지금 (초대받은) 다섯 분 계신 중에 유일하게 (내가) 상 받지 않고 자리에 있다"며 "대통령 내외분의 눈물이 상(賞)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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