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 최고치 경신한 항공화물운임 지수
화물 역량 갖춘 대한항공-아시아나 2Q 선방
비중·노하우 미미한 LCC 적자 탈피 요원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는 모습.(자료사진)ⓒ대한항공
항공 화물운임이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항공업계의 양극화도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여객 수요를 화물 수요로 대체해 나가고 있는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들은 실적 개선세에 속도를 붙일 수 있는 반면 화물 비중이 적은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는 부진 탈피가 어려운 상황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 화물운임이 상승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매달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8.70달러를 기록하며 2달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4월(8.48달러)에 지난 2015년 통계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를 다시 새로 쓴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로 급등하다 올들어 다소 주춤했던 화물운임은 2분기 들어 다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1㎏당 3.14달러였던 항공 화물운임은 5월 1㎏당 7.73달러까지 상승했고 12월에도 7.5달러로 고운임이 유지됐다.
올해는 3월에 5.48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운임 가격이 다소 진정세를 보였지만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쇼핑 수요 증가로 인한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으로 화물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컨테이너선 공급 부족과 해상 화물 운임 폭등으로 인해 일부 수요가 항공운송으로 옮겨오면서 오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한 화물 운임 강세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소 짓는 모습이다. 여객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화물 수요 증가에 운임 상승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로 급감한 여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화물 사업을 적극 강화해 온 터라 최근 긍정적인 화물 사업 환경 조성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 강화 전력하는 대형항공사, 실적 개선 기대감 '업'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245억원으로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2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서는 개조화물기 6대와 카고시트백(좌석 위에 화물 운송을 위한 특수 장비를 설치한 여객기) 1대를 추가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 결과, 대한항공의 1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3530억원으로 전년동기(6476억원) 대비 108% 증가했다. 2분기에는 화물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운임도 상승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2개월 연속 40% 이상 증가했다"며 "올 2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2배 이상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 및 조업사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화물기로 개조한 A350 항공기 기내에 수출화물을 탑재하고 있다.(자료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흑자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여객 수요 급감을 화물 운송으로 메워나갔지만 1분기 영업손실 1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3개 분기 흑자 행진이 멈췄지만 최근 화물 운임 상승으로 2분기에는 다시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기존 화물기 외에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공급 확대 전략 하에 A350·B777 개조 및 화물 임시편 투입을 통해 수송력을 증강해 왔다.
또 전용 팔레트(화물 적재를 위한 철제 판넬) 활용으로 기존 사용하지 못했던 화물적재 공간을 적극 활용, 탑재 역량 확대를 통한 화물 수익 구조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올 1분기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수송량은 총 3만5000톤에 달했고 1분기 화물 매출도 61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2분기에는 화물 운송량의 추가 증가와 함께 운임 상승 효과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업 기반 없는 LCC 개선 난망...여객 수요 회복만 기대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까지 여객에만 집중해 화물사업 비중이 없다시피했던 LCC는 사업 강화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화물전용기가 없고 여객기도 보유 기재가 대부분 중단거리용이어서 화물 운송 규모와 운항 거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관련 사업 경험과 노하우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어서 대형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화물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LCC들의 화물 운송량은 코로나19 이전의 3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여객기 화물칸(Belly Cargo·벨리 카고)에 화물을 탑재해 여객기를 운항할 때 화물을 함께 운송했지만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다시피하면서 그마저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 운송 확대 노력이 항공기 안전성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LCC 최초로 B777-200ER 여객기 1대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운영했던 진에어는 올 들어 국내 여객 수요가 늘어나자 지난 2월 화물전용기에 다시 좌석을 설치해 주중에는 카고시트백 방식으로 화물을 운송하고 주말에는 승객들을 탑승시키는 투트랙 전략으로 전환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화물 비중로 여객 감소분을 대체할 수 없는 LCC로서 고육지책이었는데 이마저도 지난 2월 말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보잉777 여객기에서 엔진 문제가 불거지면서 안전성 우려가 제기돼 여객·화물 운송 모두를 중단해야 했다.
이에 LCC들은 화물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 등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거의 없는 상태로 2분기에도 줄줄이 적자를 예고하고 있다. 하반기 흑자 전환 등 실적 개선 기대감도 요원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의 긍정적 효과는 모두 대형항공사들의 몫으로 LCC는 완전히 소외돼 있는 느낌”이라며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여객 수요 회복만이 살길인데 그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답답한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운송되는 화물이 탑재되고 있다.(자료사진)ⓒ티웨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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