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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하나 실려 간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챔프전


입력 2021.04.13 09:22 수정 2021.04.13 09:25        계양체육관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코로나19로 포스트시즌 일정 타이트해진 남자배구

연이틀 챔프전 치르느라 선수들도 체력적인 어려움 호소

5차전 거부하는 선수들, 체력과 정신력 싸움 돌입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난 대한항공 오은렬. ⓒ KOVO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난 대한항공 오은렬. ⓒ KOVO

“5차전까지 가면 누구 하나 실려 간다.”


타이트한 남자배구 포스트시즌 일정에 선수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사활을 걸어야 되는 챔피언결정전을 한 경기씩 치르고 나면 선수들의 피로감이 더욱 높아진다.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는 지난 11일과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2차전서 1승1패씩을 주고받았다. 특히 2차전에서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양 팀 모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남자배구는 정규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주 정도 리그를 중단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일정이 조금 더 타이트해졌다. 결국 플레이오프부터는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게 됐다.


그러다보니 혈기왕성한 남자 선수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리베로 오은렬은 2차전 4세트 도중 다리에 쥐가 나 교체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태어나서 한 번도 연이틀 일정을 소화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경험해 보니 죽을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대한항공 토종 에이스 정지석은 “나는 시합 끝나면 다음날 집중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다. 진짜 타 종목 선수들이 대단한 거 같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정지석이 경기 도중 다리 쪽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KOVO 대한항공 정지석이 경기 도중 다리 쪽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KOVO

인천서 혈투를 치른 양 팀 선수들은 하루 쉬고 14일부터 서울로 장소를 옮겨 또 한 번 연전을 치른다. 2연승을 거둔 팀은 장충서 축포를 터뜨리지만 1승1패를 주고받는다면 다시 인천으로 이동해 5차전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 한다.


체력적으로 힘겨워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다 똑같다. 속전속결이다. 정규리그 1위 팀 대한항공의 경우 5차전까지 치르며 홈 팬들 앞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를 거부(?)했다. 무조건 장충서 끝내겠다는 생각이다.


정지석은 “선수들 빼고 모든 사람들이 5차전 가길 원할 것”이라며 “하지만 장충서 축포를 터트리고 싶다. 각오를 가지고 3~4차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스바니 역시 “나도 4차전에서 끝내길 바란다. 5차전 가면 누구 하나 실려 간다”며 웃어 보였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우리카드는 체력 회복이 관건이다.


이에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13일은 푹 쉬고 오후에 가볍게 스트레칭하면서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체력 같은 경우 탄수화물과 포도당을 많이 섭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혈전에 체력적으로 지친 선수들에게 신영철 감독은 별 다른 주문을 하지 않는다. 신 감독은 “선수들 피곤한데 고생 많았다. 매 경기 편하게 즐기면서 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시대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느라 양 팀 선수들 모두 고생이 많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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