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종료까지 상가 월세 밀려도 계약해지 안돼"…與, 또 재산권 침해?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입력 2021.02.18 06:00  수정 2021.02.17 21:55

이미 임시 특례로 같은 헤택 부여…희생 강요

"임대인에게만 책임 지워" 상가주들 반발 거세

홍대입구역 인근 상권 전경.ⓒ상가정보연구소

여당이 또 다시 사유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모든 재난 상황에서 월세가 밀릴 경우 임대인이 계약 해지를 못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법안이 담고 있는 특례를 일정 기간 동안 부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인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은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모든 재난 상황으로 인한 차임 연체의 경우에는 계약갱신 요구권을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는 거절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3기 연체시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예외 규정을 두는 것이다.


문제는 재난상황이 한번 발생하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임대인들은 기약없는 희생을 해야하는 셈이다.


이미 정부는 한 차례 임대인에게 희생을 강요한 바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월세가 3개월 이상 임대료가 밀리더라도 임대인이 계약해지나 계약 갱신 거절,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제외 등을 할 수 없게 하는 법안과 동일한 임시 특례를 부여했다.


이는 오는 5월까지로 이 기간 동안은 연체가 있어도 계약 해지가 불가능하다. 해당 기간 만료 후 다시 3개월 연체가 발생하면 그때 계약해지를 할 수 있다. 법안에선 임시 특례 해제 시점을 재난 선포권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이 종결됐음을 선포하고 3개월 뒤로 연장하는 방안도 담았다.


민병덕 의원실 관계자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재난 상황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법안의 취지"라며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않더라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차감하는 식으로 월세를 충당할 수 있고 채무는 남는 것이기 때문에 사유 재산권 침해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당장 상가 임대인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고양시의 한 임대인은 "임대료 멈춤법도 그렇고, 이미 임시 특례까지 줘놓고 또 임대인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며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집합 제한 업종에는 임대료의 50%를 깎고, 집합금지 업종에는 아예 임대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도 국회에 상정된 상황이다.


또 다른 임대인은 "꾸준히 임대료를 내줄 수 있는 임차인이 낫지, 아무리 보증금에서 까면 된다고 하지만 걱정되지 않겠냐"며 "또 만약 지금처럼 오래 지속되는 재난 상황에서 한 푼도 못 내지 못하는데 계약 해지를 하지 말라고 하면 상가 임대인들은 어떻게 생활을 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임대인들의 사유 재산권 행사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임차인만 사회적 약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임대인들도 본인 재산 100%로 상가를 매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월세 수익으로 생활도 해야 하고 대출도 갚아나가야 한다. 이런 식의 법안은 사회 역차별을 양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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