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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태현’ 애증의 인천 야구, SK와는 해피엔딩


입력 2021.01.26 00:01 수정 2021.01.25 23:2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격동의 인천 야구, 연고지에 무려 5개팀 거쳐

21년간 뿌리 내린 SK는 팬들의 큰 사랑 받아

2018년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 ⓒ 뉴시스 2018년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 ⓒ 뉴시스

지난 21년간 인천에 뿌리를 내리고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SK 와이번스가 팬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 SK그룹이 SK 구단 인수에 관심을 드러냈고 야구단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SK 와이번스는 파란만장했던 21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팬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을 전망이다.


인천은 ‘구도(求都’라는 별명답게 야구라는 종목이 한반도에 가장 처음 보급된 곳이다. 고교 야구가 큰 인기를 모으던 1970년대까지 인천고, 동산고를 주축으로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고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인천 야구는 암흑기에 빠져든다. 인천에 뿌리를 내렸던 첫 프로팀인 삼미 슈퍼스타즈는 아쉽게 ‘슈퍼맨’이 되지 못했고 KBO리그 최저 승률 등 흑역사만 잔뜩 쓴 뒤 3년 역사를 뒤로 하고 청보 핀토스에 바통을 넘겼다.


청보 역시 다르지 않았다. 워낙 얇았던 선수층 탓에 강팀들의 승리 제물이 되기 일쑤였고, 결국 1987시즌 후 태평양에 구단 운영권을 넘겼다.


태평양은 ‘태풍 태평양, 돌풍 돌핀스’라는 구호 아래 인천 야구에 서광을 비춘 팀이다. 김성근 감독을 앞세운 태평양은 엄청난 지옥 훈련을 겪으며 담금질에 들어갔고, 창단 2년째였던 1989년 인천 야구에 첫 가을 야구를 선사했다. 태평양은 1994시즌에도 사상 첫 인천 야구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면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듬해, 인천 야구 팬들이 환호할 소식이 들렸다. 바로 대기업인 현대의 태평양 인수였다. 현대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고, 때마침 정민태 등 인천 연고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일약 강팀으로 도약했다.


인천 연고 프로팀. ⓒ 데일리안 스포츠 인천 연고 프로팀. ⓒ 데일리안 스포츠

현대 유니콘스는 인천 팬들의 자랑이었다. 인수 첫 해 준우승을 달성한 현대는 1998년 마침내 인천 야구팬들에게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주며 ‘구도’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하지만 현대와 인천의 인연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서울 연고를 추진하던 현대는 1999시즌 후 갑작스레 연고지 이전을 발표했고 쌍방울 선수단을 인수해 새롭게 창단한 SK 와이번스가 자리를 메웠으나 인천 야구 팬들의 상실감을 채워주지 못했다.


낯선 쌍방울 선수들이 주축이 된 SK는 창단 초기 팬들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 2003년에는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했으나 야구장은 텅텅 비어있기 일쑤였다. SK의 푸른 유니폼 시절이다.


결국 SK는 2006년 지금의 붉은색으로 팀 컬러를 변경, 스포테인먼트를 앞세워 새롭게 팬심 붙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18년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 ⓒ 뉴시스 2018년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 ⓒ 뉴시스

SK는 인천 야구의 첫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2007년과 2008년, 2010년 우승 등 무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새로운 왕조의 탄생을 알렸다.


성적은 곧바로 관중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았다. SK 구단 역시 대형 스크린은 물론 갖가지 이벤트들을 마련해 문학구장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놀이동산으로 변모 시켰고 이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인천 야구가 명맥을 이어가지 않은 시기는 없다. 삼청태현으로 이어진 18년간의 전반전이 거친 파고에 휩쓸렸다면, SK와 함께 했던 21년의 후반전은 극적인 대반전이 이뤄진 성공시키다. 그만큼 SK와의 이별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인천 야구팬들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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