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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허쉬' 1.9%까지 추락한 시청률…무색해진 황정민의 이름값


입력 2021.01.23 14:58 수정 2021.01.23 14:5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허쉬' 3.4%로 시작해 10회 1.9%까지 하락

황정민, 25% 시청률 공약 내걸며 자신감

기자의 삶 조명한다고 차별화 강조했지만 뻔한 기자 드라마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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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5%가 나온다면 뭔들 못하겠나. 확실히 만들어서 보답해드리겠다"


배우 황정민이 지난해 12월 4일 '허쉬' 첫 방송을 앞둔 '허쉬:쉿! 특종의 시작' 스페셜 방송에서 시청률 25%를 달성할 시 배우들이 직접 만든 김밥을 취업 준비생들에게 전달하고, 배우들의 단체 댄스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시청률 공약을 다시 언급하며 바꿀 생각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랬던 '허쉬'가 25%는 커녕 2.5%의 시청률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허쉬'는 1.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까지 떨어졌으며 22일 방송분은 2.2%를 기록했다.


'허쉬'는 기자 드라마지만 펜으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직장인으로서의 모습을 다루겠다며 시작했다. 기자라는 직업은 정의구현을 위해 발로 뛰거나, 권력을 위해 언론을 조작하는 등 대척점에서 선과 악을 그려낼 수 있어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에서 쓰여왔다. 그 점을 인식한 '허쉬'는 저널리즘의 신념을 강조하는 고발성인 드라마보다는 기자의 평범한 삶을 조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방송 초반 '허쉬' 제작진의 의도대로 고발성 드라마 성격보다는 휴머니즘의 색채가 조금 더 짙었다. 언론사의 모든 결정권을 지닌 사장, 그와 갈등 혹은 타협하는 국장과 부장, 또 수습기자들까지 다양한 기자들의 유형이 등장했다. 인턴 기자들은 스펙이 좋은 캐릭터부터 열정은 있지만 지방대 출신으로 한계를 느끼는 캐릭터들을 배치해,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펼쳤다.


하지만 한준혁이 인턴 기자의 자살 사건 이후 각성해 탐사도보팀 허쉬를 비밀리에 만들며 지금까지 봐왔던 기자들의 정의구현 패턴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회부 기자였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기레기'를 자처하며 디지털뉴스팀에 상주하고 있는 한준혁과 언론 조작으로 아버지를 잃은 희생양 이지수(윤아 분)의 뻔한 고군분투기가 펼쳐지고 있는 것.


현재 한준혁이 허쉬 팀에게 등을 진 후 권력자의 손을 잡았지만, 사실 다른 속셈이 있는 의뭉스러운 모습으로 앞의 전개를 예상하게 만들었다. 뻔하게 돌아가는 이야기에 '천만배우' 황정민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황정민은 '허쉬'로 안방극장에 8년 만에 복귀를 결정해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보다 주로 영화에서 활약했던 그는 '국제수사', '히말라야', '곡성', '베테랑', '공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출연한 작품 대부분 흥행시켰다.


자타공인 '믿고보는 배우'인 황정민의 드라마 등장은, 화제와 함께 기대감을 더했지만 첫 방송 시청률 3.4%가 최고기록인만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황정민은 8년 전 TV조선 창사특집 드라마 '한반도'에서도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당시에도 황정민이 '한반도'에 출연하는 것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방송 이후 1%대에 머무는 저조한 시청률로 24부작에서 18부작으로 조기종영된 아픔을 가지고 있다.


황정민의 드라마 복귀는 잘 쓰여진 대본과 연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떤 배우가 와도 흥행하기 힘들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현재 16부작인 '허쉬'는 12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허쉬팀의 비리 파헤치기는 진실 앞에서의 생존과 침묵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고발 드라마와 휴머니즘 사이에서 정체성을 잃은 '허쉬'에게 25%란 시청률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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