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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검찰 수사 중이라"…불리한 국면마다 '관례' 운운


입력 2020.09.09 04:00 수정 2020.09.09 05:2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靑 '추미애 아들 의혹'에 묵묵부답

정가서 '일방통행적 행태' 비판 제기

광화문 광장에서 바라본 청와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바라본 청와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와대가 불리한 국면마다 공식 언급이나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청와대와 직접 연관이 있거나 여권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 중'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며 침묵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청와대가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리고 답하는 '일방통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8일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해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질문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그동안에도 언급해오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특별히 언급 드릴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으로 대신하겠다"고만 했다.


이는 청와대가 나설 경우 야권의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하는 특임검사가 맡을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추 장관의 사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내는 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모양새로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여론의 추세를 살피면서 여당의 대응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 기조는 집권 초기부터 유지돼 왔다. 청와대는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을 당시에도 "검찰 수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청와대의 '관례'"라고 말을 아꼈다.


또한 지난 2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가 수차례 보고를 받았다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도 "현재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고, 또 재판을 통해서 법적 다툼이 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이 사안에 대해서 청와대가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차례의 입장 표명 요구가 있었지만, "청와대가 입장을 발표할 필요가 없다"며 회피한 바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정작 청와대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에는 침묵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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