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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소소한 영화관] 편견을 뒤집는 짜릿함…영화 '팡파레'

  • [데일리안] 입력 2020.07.10 13:05
  • 수정 2020.07.10 13:06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이돈구 감독 연출…임화영 주연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관왕

<수백억대 투자금이 투입된 영화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영화의 재미와 의미를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선한 스토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작지만 알찬 영화들이 있습니다. 많은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나지는 못하지만, 꼭 챙겨봐야 할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영화 영화 '팡파레'ⓒ인디스토리

편견은 생각을 일정한 틀 속에 가둔다. 영화를 보기 전에도 그렇다. 포스터를 보고 어떤 배우, 어떤 감독이 작업했는지 떠올리며 '이 영화는 이럴 것이다'라는 좁은 편견으로 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갑갑한 편견은 의외의 영화를 만났을 때 비로소 깨진다. 영화 '팡파레'가 그렇다.


휘황찬란한 포스터 속 여성은 한 명, 남성은 네 명. 여기에 제목은 '팡파레'. 예측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더 예측할 수 없는 극 속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영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 제이(임화영 분)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핼러윈 파티가 휩쓸고 간 한 술집. 영업 마감 시간이 임박한 한 술집에 제이가 들어간다. 바텐더는 혼자 술 한잔하려 하는 제이에게 추근댄다. 그러던 중 술집에 형제 희태(박종환 분)와 강태(남연우 분)가 들어온다.


강도인 이들은 실수로 바텐더를 죽이고, 이를 목격한 제이는 졸지에 인질이 된다. 희태와 강태는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해결사 쎈(이승원 분)을 부르고, 자리를 뜨려던 쎈은 시체 토막 내기 전문가 백구(박세준 분)을 술집으로 부른다. 목격자만 점점 늘어나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워진다.


영화 영화 '팡파레'ⓒ인디스토리

'팡파레'는 밀폐된 공간에서 살인 사건을 마주한 다섯 명의 인간군상을 들여다본다. 계획에도 없는 살인을 저지르게 돼 불안해하는 희태, 동생 희태를 보호하려는 강태, 돈 때문에 사건에 개입하지만 이 상황이 짜릿한 쎈, 꼬여가는 상황을 의심하는 백구, 그리고 인질로 잡혀 있으면서 여유가 넘치는 제이 등 모든 캐릭터들이 개성 넘친다. 이들은 한 공간에서 연이어 일어나는 사건을 접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영화는 이들이 얽히고설키는 모습을 속도감 있게 그려냈다.


극 중심은 제이다. 제이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다. 네 남자의 위협과 협박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그의 정체는 극 후반부에 까발려진다. 관객들도, 제이도 통쾌하다. 제이는 네 명의 남자들에게 말한다. "왜 너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라고. 여성은 약자라는 편견을 뒤집는 대사이자,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임화영은 친근한 여동생 같은 이미지를 벗고 강렬한 캐릭터로 거듭났다. 네 명의 악동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신비롭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한 단계 도약했다. 네 명의 악동들을 연기한 박종환, 남연우, 이승원, 박세준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독립영화에서 탄탄하게 쌓은 연기가 빛난다.


'가시꽃'(2012)과 '현기증'(2014)를 연출한 이돈구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는 '갑과 을의 위치가 서로 뒤바뀌면 어떻게 될까' 하는 감독의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감독은 "사람들이 타인을 마주할 때 자신만의 기준으로 갑과 을을 정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늘 을로 살았지만 누군가에겐 나도 갑으로, 폭력을 행사했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2관왕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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