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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역설' 인간이 멈추자 자연이 숨쉰다


입력 2020.04.04 05:00 수정 2020.04.04 04:5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지난달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 작년보다 46% 감소

유럽‧인도‧중국 대기질 개선도 확연해

"코로나19 확산 막으려는 대응조치 영향"

인도 수도 뉴델리의 상징물 인디아게이트의 봉쇄령 전후 모습. ⓒ소셜미디어 갈무리 인도 수도 뉴델리의 상징물 인디아게이트의 봉쇄령 전후 모습. ⓒ소셜미디어 갈무리

전 세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인간 활동이 잦아들자 환경이 개선되는 '코로나19의 역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달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 평균 농도와 비교해도 42%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이슈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12월의 경우,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 높았던 것으로 조사돼 코로나19가 미세먼지 농도 저감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부는 미세먼지 고농도 예상 시기(작년12월~3월)에 시행했던 '계절관리제'와 △기상여건 △코로나19 등을 대기질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민 이동권을 제약한 세계 주요국에서도 대기질 개선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이 지난 6주간 수집한 이산화질소 관련 위성 데이터를 보면 대기오염 완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산화질소는 주로 자동차나 산업시설에서 화석 연료를 소비할 때 발생하며, 미세먼지의 대표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지난해 3월‧올해 3월 중순 이탈리아 이산화질소 배출 현황. ⓒ유럽우주국 홈페이지 갈무리 (왼쪽부터)지난해 3월‧올해 3월 중순 이탈리아 이산화질소 배출 현황. ⓒ유럽우주국 홈페이지 갈무리
(왼쪽부터) 지난해 3월‧올해 3월 중순 프랑스 이산화질소 배출현황. ⓒ유럽우주국 홈페이지 갈무리 (왼쪽부터) 지난해 3월‧올해 3월 중순 프랑스 이산화질소 배출현황. ⓒ유럽우주국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9일 전국 봉쇄령을 내린 이탈리아의 경우, 전년 대비 40% 가량 이산화질소 농도가 낮아졌다. 지난달 17일 정오부터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프랑스 역시 절반 가까운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세계 최악의 미세먼지 국가로 꼽히는 인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파란 하늘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인도인들은 맑게 갠 하늘을 반가워하는 게시글을 소셜 미디어 계정에 앞다퉈 올리고 있다. 인도는 지난달 25일 국가봉쇄령을 내리고 이달 14일까지 관련 조치를 이어가기로 한 상태다.


지난달 28일에는 수도 뉴델리가 자리한 델리 지역에서 공기질지수(AQI)가 지난해 8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좋음'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미세먼지가 문제가 심각한 델리지역에서 여름 이외의 계절에 좋음 수준의 대기질이 관측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계의 공장, 중국 역시 대기질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유럽우주국이 공개한 중국 전역의 이산화질소 배출 동향을 보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12월말까지 만연했던 이산화질소가 강력한 봉쇄령이 도입된 1월말부터는 주요 도심을 제외하고 거의 사라진 모습이다.


앞서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 2월 코로나19 진원지인 후베이성 지역의 '대기질 좋은 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 류 미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공기질 연구원은 중국 내 대기질 개선과 관련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도 이산화질소의 감소를 목격했으나 당시는 속도가 완만했다"며 "특정 사건으로 인해 이렇게 넓은 지역에서 대기오염 수준이 이토록 급격하게 떨어진 사례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전역에서 많은 도시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려고 극적인 대응조치들을 취한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지난해 12월 말‧올해 2월 중순 동아시아 이산화질소 배출 현황. 중국 전역에서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현격히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우주국 홈페이지 갈무리 (왼쪽부터) 지난해 12월 말‧올해 2월 중순 동아시아 이산화질소 배출 현황. 중국 전역에서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현격히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우주국 홈페이지 갈무리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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