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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의 오락가락 코로나19 전망, 도대체 언제까지


입력 2020.03.14 06:05 수정 2020.03.14 07:11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머잖아 종식" → "방역 모범 사례" → "많은 시간 걸릴지도"

첫 발병 후 한달 간 낙관-우려 번복…NYT "대가가 큰 오류"

여야 4당 대표들과의 회담을 위해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2월 28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마치고 회담장소인 국회 사랑재로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 4당 대표들과의 회담을 위해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2월 28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마치고 회담장소인 국회 사랑재로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2월 13일)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3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전망이 오락가락이다. 코로나19의 첫 발병 이후 약 한달 간 낙관과 우려를 수차례 번복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섣부른 전망이 코로나19 사태의 종식 예측을 더욱 헷갈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과 관련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압도하는 희망 바이러스가 필요하다"면서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모두들 지치지 말아야겠다"고 했다.문 대통령이 이제서야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란 해석이다.


그간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 방역 대응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한 낙관론을 펴왔다. 코로나19에 관한 문 대통령의 첫 전망은 지난 1월 26일 "국민들도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아 달라"였다. 사태 초기인 만큼 정부의 방역 대응을 믿고 따라달란 당부였다.


이러한 '방역 대응에 대한 자신감'은 2월 9일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만에 하나 불운하게 감염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두자릿수로 많지 않았다.


이는 문 대통령의 2월 13일 발언에도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당시 대기업 총수와의 간담회에서 "방역당국이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식'이란 단어는 이때 처음 나온 것으로, 이제는 방역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를 살리는 데 매진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 발언 이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야권은 물론 여론에서도 "문 대통령의 섣부른 판단이 정부의 대응을 느슨하게 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2월 28일(현지시간) "대가가 큰 오류"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뒤 신규 감염자가 속출해 정치적 반발에 직면했다면서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2월 26일 문 대통령의 '종식 발언'은 국민을 안정시키기 위한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 발언 이후) 새로운 상황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확진자 증가폭 완화를 강조하며 '안도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지나친 낙관론에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추세를 이어나가 신규 확진자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방역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다"(3월 9일), "코로나19를 완전히 이길 때까지 긴장의 끈을 굳게 잡아 달라"(3월 12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은 민심을 움직이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나 방역 대응에 대한 자화자찬은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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