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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3대 시한폭탄] 한일, 지소미아 종료 유예 '진실게임'


입력 2019.11.27 02:00 수정 2019.11.27 00:10        정도원 기자

지지통신 "항의는 文정권 국내 반발 무마용"

과거 "미국, 지소미아 종료 이해" 거짓 논란

"누구를 믿느냐" vs "제발 좀 믿게 해달라"

지지통신 "항의는 文정권 국내 반발 무마용"
과거 "미국, 지소미아 종료 이해" 거짓 논란
"누구를 믿느냐" vs "제발 좀 믿게 해달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일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와 국장급 대화 재개에 합의한 뒤로도 '조건부 연기'에 이르게 된 경위를 놓고 양국 간의 '진실 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26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외교부는 지난 22일 오후 9시 미바에 다이스케(實生泰介) 주한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초치했다. 3시간 전에 있었던 일본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발표 내용과 관련한 항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정무공사가 외무성 차관의 메시지라며 '사과'를 했다는 게 우리 측의 주장이다.

반면 모테기 도시미츠(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무공사가 외무차관 명의로 우리 정부에 '사과'했다는 우리 정부 관계자의 주장을 향해 "일본이 사과한 사실이 없다"며 "양국의 언론 보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대사관은 교도통신의 취재에 대해 '(일본이 대사관을 통해 외무차관의 사과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본 내각은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밝히면서도, 우리 청와대·정부 관계자의 'Try me(시험해보라)' 등의 반응에 대해서는 일단 지소미아가 연장된 이상 실익이 없으므로 대응을 삼간다는 방침이다.

모테기 도시미츠 일본 외무상(자료사진). ⓒ뉴시스 모테기 도시미츠 일본 외무상(자료사진). ⓒ뉴시스

지지통신은 "일본 내각은 지소미아 유지를 둘러싼 발표 내용에 한국이 항의한 것에 대한 비판을 삼갈 것"이라며 "한국의 항의는 문재인정권에 대한 국내 반발을 무마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상은 우리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항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본이 사과했다'는 주장은 분명히 부정하면서도 "한국의 반응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방위상을 지낸 오노데라 이츠노리(小野寺五典) 의원은 이날 도쿄 나가타쵸의 자민당본부에서 열린 외무·국방위원 연석회의에서 "한국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일본은 정중히 무시하면서 냉정히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의 내각 관계자는 "한국의 항의는 국내(정치)용"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을 양국이 동시에 발표한 것이 불과 지난 22일인데, 나흘째 '진실 게임'이 계속되는 셈이다. △일본이 뭔가 합의와 다른 내용을 발표했는지 △우리 정부가 항의하자 일본은 사과를 했는지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전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정부 중) 누구를 믿느냐"고 일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상을 지낸 오노데라 이츠노리 일본 자민당 의원(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과 당 안보조사회장을 맡고 있는 이마즈 히로시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방위상을 지낸 오노데라 이츠노리 일본 자민당 의원(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과 당 안보조사회장을 맡고 있는 이마즈 히로시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으로 우리 정부의 발표를 믿어야 마땅하겠지만, 문재인정권의 행적이 마음에 걸린다"며 "김현종 차장의 질문에 머뭇거림 없이 0.1초만에 어떤 대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해 집권 세력이 과거에도 사실과 다른 발표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8월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미국이 우리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소식통은 곧바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실망했다"고 선언했으며,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를 '한국 정부' 대신 '문정권'이라고 지칭하며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후의 전개를 봐도 미국의 움직임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이해'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도 김현종 차장의 질문에 어떻게 '믿는다'라고 선뜻 대답할 수 있겠느냐"며 "제발 좀 믿게 해달라"라고 맞받았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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