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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원 추방 의문점③] '피노키오'가 된 통일부 장관


입력 2019.11.17 03:00 수정 2019.11.17 07:26        강현태 기자

김연철, "죽더라도 돌아가겠다"는 北선원 발언 시점 착오

'조사 진술서' 일부만 보고 北선원 진정성 평가했다고 실토

김연철, "죽더라도 돌아가겠다"는 北선원 발언 시점 착오
'조사 진술서' 일부만 보고 北선원 진정성 평가했다고 실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흉악범죄 북한주민 추방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흉악범죄 북한주민 추방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북한 선원 강제송환을 둘러싼 김연철 통일부장관의 위증 논란은 '무엇을 은폐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는가'라는 의문을 남겼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북한 선원의 귀순 의사 표명과 관련해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반된 진술들이 있었지만 '죽더라도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진술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에 따르면, 북한 선원들은 정부의 합동신문조사 과정에서 손으로는 귀순 의향서를 작성하고, 입으로는 "죽더라도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한 셈이다. 김 장관은 이들의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 선원 북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사흘 뒤 김 장관 발언을 번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해당 진술이 "그 이전 행적 조사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밝혔다. "죽더라도 돌아가겠다"는 발언이 정부 조사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라, 선원들이 도피 자금 마련을 위해 북한 김책항으로 향하던 중 내뱉은 말이라는 것이다.

북한 선원들은 나포 직전, 수차례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우리 해군의 2차례 '경고 사격'까지 무시하고 남하를 시도했다. 나포 이후 이뤄진 조사에선 자필 진술서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는 해당 선원들이 일관되게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선원들을 북으로 돌려보냈다.

김 장관은 진정성 판단과 관련해 15일 외교통상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합동신문에서 귀순의사를 확인할 때는 동기나 목표, 준비과정이나 행적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귀순 어민 대부분은 처음부터 귀순 목적을 갖고 준비해서 온다. 그렇기에 당연히 NLL 근처에서도 귀순 의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질의에선 김 장관이 합동조사 진술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장관은 합동조사 진술서의 총페이지수를 묻는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저희는 일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이 "발췌된 일부분을 보고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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