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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강지환 "성폭행 인정, 기억은 안 나" 더 거세진 비난 여론


입력 2019.09.03 09:07 수정 2019.09.03 09:10        이한철 기자

반성하는 태도 보이면서도 구체적 혐의 다툼 의지

누리꾼 "사실상 혐의 부인" 비난, 법정 공방 예고

강지환이 첫 공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지환이 첫 공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배우 강지환(42·본명 조태규)이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고 사죄했다. 하지만 범죄 사실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방어에 나서 향후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여성 스태프 2인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지환은 2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강지환은 연갈색 수의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고 짧은 머리와 수염이 난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의 옆에는 최근 선임한 대형 법무법인인 광장 소속 변호사 4명을 자리를 지켰다. 법무법인 화현을 통해 범죄 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던 강지환은 이후 국내 6대 로펌으로 손꼽히는 법무법인 광장 변호인단을 선임하며 법정공방을 대비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모은 대목은 강지환의 혐의 인정 여부와 국민참여재판 여부였다.

강지환 측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분들에게 어떤 말슴으로 사죄하고 위로해드려야 할지 피고인 스스로 매우 두려운 마음"이라고 강지환의 현재 심경을 대신 전했다.

하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증거목록에 있었지만 열람하지 못했던 CCTV 열람과 사건 현장에 있었던 증인 소환, 비공개 심리 등을 요청했다. 또 강지환이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재차 강조했다.

변호인은 "당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은 체포 당시부터 일관됐다"며 "(강지환은) 증거기록을 여러 번 살펴봤지만 자신의 모습 자체가 낯설 정도로 본인도 당황스러워 한다"고 강조했다.

강지환은 재판 과정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판사의 질문에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짧게 답했다.

첫 공판에 출석한 강지환 측 발언이 알려지자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연합뉴스 첫 공판에 출석한 강지환 측 발언이 알려지자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변호인은 공판을 마친 뒤 "영장실질심사 전날 강지환의 이전 변호인이 합의 제시를 한 사실이 있다"며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몰리고 당시 강지환이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를 고려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판에 임한 강지환의 태도도 문제삼았다. 피해자 측은 "(강지환의 현재 입장이) 자백처럼 보이지만 자백이 아니다. 합의를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대중들의 반응도 썩 좋지 않다. 특히 강지환 측이 범행 사실을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강지환 측 주장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강지환이 반성하기는커녕 형량을 낮추는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지환은 지난 7월 9일 A씨와 B씨 등 외주 스태프 여성 2명과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강지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지환은 체포 직후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구속 이후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강지환에 대한 다음 공판은 10월 7일 오후 2시 30분 열릴 예정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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