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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 49초, 분석조차 무의미한 서커스 매치


입력 2019.06.11 10:50 수정 2019.06.11 22:3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미하일로프와의 경기서 49초 만에 TKO패

49초 만에 TKO패한 최홍만. ⓒ 엔젤스 파이팅 챔피언십 49초 만에 TKO패한 최홍만. ⓒ 엔젤스 파이팅 챔피언십

“멀리서 왔는데 안 좋은 추억을 갖고 갈 것 같다”고 하던 최홍만(39)의 큰 소리는 이번에도 허풍으로 드러났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은 10일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AFC(엔젤스파이팅 챔피언십) 12’에 출전, 헝가리의 다비드 미하일로프(24)와 마주해 1라운드 49초 만에 TKO패했다.

모처럼 성사된 신체 밸런스가 맞는 매치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인 미하일로프는 계체량 행사에서 신장 195cm, 체중 110kg의 헤비급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홍만은 자신보다 30cm 이상 작은 중경량급 선수들을 주로 상대해왔다.

경기 초반 잠깐의 탐색전이 펼쳐졌고, 이후 미하일로프는 펀치와 니킥, 다시 펀치 세례를 퍼부으며 최홍만을 바닥에 눕혔다.

예견된 결과였다. 최홍만의 느린 스피드로는 미하일로프의 스텝을 잡기 무리였고, 빠른 주먹에 방어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며 굴욕적인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사실 최홍만은 수년전부터 워크 의혹을 받아온 선수다. 격투기 무대에서 뛸 기량이 한참 모자라는데도 그가 가진 특유의 ‘흥행력’을 앞세워 서커스 매치에 나선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왔다.

실제로 경기력은 전성기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이제는 상대가 아예 얕잡아 보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홍만과 처음 마주했을 때에는 압도적인 피지컬에 위축될 수밖에 없지만, 주먹 한 번 제대로 내밀지 못하는 진짜 실력이 드러난 뒤에는 그야말로 샌드백을 치듯 쉽게 공략하고 있다.

2015년 복귀 후 최홍만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2015년 복귀 후 최홍만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2015년 복귀 후 그를 내세운 주최사들도 어느 정도 하향 조정된 상대를 붙여주곤 했다. 2015년 7월 카를로스 도요타전을 시작으로 이번 미하일로프전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파이터라 제대로 부를 수 있는 선수는 마이티 모 정도 뿐이었다.

물론 승리도 있었다. 세 차례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기권패(2015년 루오첸차오), 희대의 럭키펀치(2016년 아오르꺼러), 상대만 실컷 신났던 서커스 매치(2017년 우치다 노보루) 등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패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수준이다. 어느 정도 펀치력이 있는 상대들은 집중적으로 최홍만의 안면을 노렸고, 대부분 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홍만은 등장 자체만으로도 큰 주목을 끄는 선수다. 하지만 이제는 파이터라는 호칭 자체가 무색해질 만큼 기량이 퇴보했고, 그를 응원 또는 비난했던 격투팬들도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가 언제까지 서커스 매치에 나설지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앞서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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