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생산 재가동과 미국 프로젝트 매각으로 3분기 적자 폭 축소
비중국 공급망 강화·AI 전력 인프라 확대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
웨이퍼 투자·데이터센터 전력 사업으로 성장축 다변화
OCI홀딩스 베트남 웨이퍼 공장 조감도. ⓒOCI홀딩스
OCI홀딩스가 3분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폴리실리콘 생산 정상화와 미국 에너지 프로젝트 매각 수익이 반영되며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회사는 비(非)중국산 공급망 강화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사업 확대를 양대 축으로 중장기 전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5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8451억원으로 7% 감소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4월 (미국) 관세 발표 영향으로 5월부터 거의 모든 태양광 업체들이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며 "자회사 OCI테라서스의 가동도 중단되며 7~8월 두 달간 약 65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OCI홀딩스 분기별 실적. OCI홀딩스 IR 자료 캡처
다만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감소했고 매출도 8.9% 증가했다. 2분기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논의로 미국 태양광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3분기 들어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UFLPA) 강화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법안 통과로 시장 환경이 안정됐다. 이에 따라 OCI테라서스의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이 재가동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OCI홀딩스는 4분기부터 정상 가동에 따른 원가 안정화와 비중국산 수요 확대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OCI테라서스 솔라 웨이퍼 투자. OCI홀딩스 IR 자료 캡처
미국 법인 OCI엔터프라이즈 산하 OCI에너지는 220MW 규모(럭키7·페퍼) 프로젝트 매각을 완료하며 흑자 전환했다. 4분기에는 태양광과 ESS를 합친 총 6.6GW(태양광 3.2GW, ESS 3.4GW)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세이프 하버’ 요건 충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투자세액공제(ITC)를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확보할 계획이며, 상업·산업용 및 주거용 모듈 판매 증가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도시개발 자회사 DCRE는 인천 학익동 시티오씨엘 6·7단지 분양 성공으로 흑자 전환했다. 화학 부문은 피앤오케미칼 합병 과정에서 손상차손이 반영됐으나 4분기에는 반도체 수요 회복 등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CI에너지 사업 전략. OCI홀딩스 IR 자료 캡처
OCI홀딩스는 AI 산업 확산에 대응해 'Non-PFE 공급망 강화'와 'AI 전력 인프라 사업 확대'를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1분기에 미국 태양전지 투자를 발표했지만 한 달 뒤 미국에서 관세안이 갑자기 나오며 사업 계획을 짜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미국에는 웨이퍼 공장이 없어 말레이시아에서 만든 폴리실리콘을 다른 나라에서 웨이퍼로 임가공해야 하는데, 7~8월 확정된 OBBB의 비중국산 강력 규제가 발효되면서 중국산이 섞이면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환경에서는 태양전지 공장부터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 우선순위를 웨이퍼로 전환했다"며 "베트남 현지 기업과의 공동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심사 완료 후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을 웨이퍼로 가공해 공급하는 모델로 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CI홀딩스 중장기 사업방향. OCI홀딩스 IR 자료 캡처
이를 위해 싱가포르 특수목적법인 OCI ONE을 통해 베트남 네오실리콘테크놀로지 지분 65%를 인수했다. 내년 1월부터 연산 2.7GW 규모의 비중국산 웨이퍼를 생산하고 향후 5GW 이상으로 증설할 방침이다.
반도체소재 부문에서는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한 OTSM을 통해 2029년부터 연간 8000t 규모의 11-Nine급(99.9%) 초고순도 폴리실리콘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OCI에너지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사업으로 확장한다. 이 회장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분의 2가 미국에 있고, 그중 40%가 텍사스에 집중돼 있다"며 "기존 발전 자산과 유휴 부지를 활용해 전력, 용수, 냉방 등 인프라를 통합 제공하는 데이터센터형 전력 사업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OBBB 법안 시행과 UFLPA, AD·CVD 등 대중 무역 규제 강화로 미국향 태양광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판로를 선점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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