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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역시 트럼프가 만만해'…싱가포르 '후퇴' 반복되나


입력 2019.01.21 15:04 수정 2019.01.21 15:27        이배운 기자

태영호 “김영철·최선희 분리행동, 트럼프와 실무진 갈라놓으려는 속셈”

미국민 47% ‘트럼프는 실패한 대통령될 것’…재선 앞두고 조급증 커질듯

태영호 “김영철·최선희 분리행동, 트럼프와 실무진 갈라놓으려는 속셈”
미국민 47% ‘트럼프는 실패한 대통령될 것’…재선 앞두고 조급증 커질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미 정상이 내달 말 제2차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실패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증을 노려 불완전한 핵 합의를 체결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부 부상이 각각 미국과 스웨덴으로 향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실무진을 갈라놓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종용하는 한편, 최선희 부상은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단계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한다’는 이전의 핵군축협상 제안을 또다시 내놓는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비건 대표는 스웨덴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낄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을 하면 안 된다고 건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트럼프의 독단과 충동적인 성격에 의거해 ‘핵굳히기’를 진전시키는 김정은식 ‘톱다운’ 방식”이라며 “지난해 북미정상회담 때 성 김을 판문점에 보냈지만 최 부상이 전혀 다른 소리를 해 성 김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실제로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못 박았지만 실제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문은 과거 핵협상보다도 ‘후퇴’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강도 높은 대북제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협상에 임하면서도 비핵화 이행을 강제하는 수단을 확보하지 못했고, 오히려 북한에 숨통을 트여줘 핵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현지 및 국내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속았다'고 잇따라 혹평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실패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북한의 연이은 침묵 지연과 폼페이오의 ‘빈손 방북’이 반복되면서 CVI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한층 완화된 조건을 내걸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핵협상 목표를 미국 본토 안전확보에 그치는 ‘ICBM 폐기’로 상정한 듯한 기색마저 드러내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시리아 철군 후폭풍, 미국증시 급락 등 겹악재를 맞으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재선거를 앞두고 과시할만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북측에 양보를 불사하고 북미정상회담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미국 성인 15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7%가 트럼프가 ‘실패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란 응답자 29% 보다 1.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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