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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상실’ 골든글러브 투표인단 교체가 답


입력 2018.12.11 09:03 수정 2018.12.11 09:2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외야수 10위권 성적인 넥센 이정후가 수상

너무 많은 투표인단, 전문성 결여 지적

이정후의 올 시즌은 훌륭했다. 다만 골든글러브 수상급은 아니었다. ⓒ 연합뉴스 이정후의 올 시즌은 훌륭했다. 다만 골든글러브 수상급은 아니었다. ⓒ 연합뉴스

이번에도 어김없이 KBO 골든글러브 수상자 논란이 발생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지명타자 포함 총 10개 포지션의 수상자가 호명됐고 한 해 동안 리그를 대표한 선수들이 주인공이 됐다.

논란이 발생한 포지션은 외야수다. 외야수 부문 10위권 성적에 머문 넥센 이정후가 몰표를 받으며 생애 첫 수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성적 면에서 이정후를 압도했던 외야수는 타격왕 LG 김현수와 사상 첫 40홈런 중견수인 kt 외국인 선수 로하스다. 팀 기여도까지 감안하면 롯데 손아섭, KIA 최형우, NC 나성범 등도 이정후보다 훨씬 상회하는 성적을 올렸으나 모두 고배를 들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투표인단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골든글러브 투표는 KBO리그 현장을 누빈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방송사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 총 385명이 투표인단이었고 이중 349명이 투표에 나섰다. 매년 300명이 넘는 투표인단은 리그 규모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이며 전문성 결여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KBO리그보다 3배나 팀이 더 많은 메이저리그에서는 MVP 및 사이영상, 신인왕 투표에 단 30명만이 표를 던진다.

골든글러브와 비교할 수 있는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 부문은 기자단이 아닌 현장의 코칭스태프들이 투표에 나선다. KBO리그에 비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다 할 수 있다.

2018시즌 외야수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2018시즌 외야수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매년 발생하는 골든글러브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표 인단의 구성원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어왔다.

먼저 MVP 및 신인왕 투표는 최근 개선점(점수 차등제)을 내놓아 야구팬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무래도 리그 전체의 판도 등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제3자의 시선, 즉 취재진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올해 금지약물 전력이 있는 김재환의 수상 논란은 2차적인 문제다.

골든글러브도 취재진에게 맡기기 보다는 메이저리그처럼 현장에서 선수들을 직접 파악하는 코칭스태프들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수비 부문인 골드글러브와 타격만 놓고 평가하는 실버슬러거 수상자들을 결정할 때 30개 팀 코칭스태프가 표를 던진다. 다만 소속팀 선수는 자동으로 후보에서 제외된다.

KBO리그의 코칭스태프는 감독과 수석코치, 타격코치, 투수코치, 수비코치, 주루 및 작전 코치, 배터리 코치, 전력 코치 등 크게 8개로 구분된다. 여기서 팀 필요에 따라 1~2명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면 대략 투표인단은 80명이 된다.

KBO리그는 팀당 16번의 맞대결을 벌인다. 이는 최소 16번은 가장 정확하게 상대를 바라보고 분석한다는 뜻이다. 반면 300명이 넘는 미디어 투표인단 중 10개 구단 경기를 적어도 절반 이상 본 이들은 현장 취재 기자와 중계진 등 극소수를 제외하곤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현수의 기록을 한 번도 안 봤거나 로하스가 누군지도 모를 투표인단은 이제 걸러내야 한다. 그래야 골든글러브의 권위가 살아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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