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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곽시양 "'목격자', 송곳 같은 영화…자신 있다"


입력 2018.08.17 08:48 수정 2018.08.20 12:10        부수정 기자

영화 '목격자'서 연쇄살인범 태호 역

"색다른 모습 보여주려 도전"

배우 곽시양은 영화 '목격자'에서 연쇄살인범으로 분했다.ⓒ뉴 배우 곽시양은 영화 '목격자'에서 연쇄살인범으로 분했다.ⓒ뉴

영화 '목격자'서 연쇄살인범 태호 역
"색다른 모습 보여주려 도전"


"해 볼 만하지 않나요? 마음껏 비웃셔도 됩니다."

배우 곽시양(31)이 웃으며 말했다. 그가 주연한 영화 '목격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목격자'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여름 스릴러다.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을 목격한 상훈(이성민)과 그를 목격한 살인마의 숨 막히는 추적을 그린다.

영화는 이를 통해 관객에게 '당신이 상훈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건넨다. 우리에게 친근한 주거공간인 아파트가 살인사건으로 가장 두려운 장소로 바뀔 수도 있다는 화두도 던진다.

곽시양은 살인범 태호 역을 맡았다. 상업 영화 첫 주인공이다.

서울 소격동 카페에서 만난 곽시양은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었다"며 "그간 해왔던 로맨틱한 남자와는 다른 캐릭터라 매력을 느꼈다. 연쇄살인범 역할이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꽃미남 이미지의 그가 연쇄살인범 역을 택한 건 의외다. 감독은 곽시양에게 "너의 얼굴엔 두 가지 이미지가 있다"고 했단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얼굴이 공존한다는 의미다.

연쇄살인범 역할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현실적인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다른 영화의 캐릭터를 모방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살인마를 표현하려고 했다. 정남규를 모티브로 삼았는데 사건들과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무자비한 모습이 태호와 닮았어요. 족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을 도려내기도 했대요."

영화 '목격자'에 나온 곽시양은 "대작들 사이에서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뉴 영화 '목격자'에 나온 곽시양은 "대작들 사이에서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뉴

캐릭터와 관련해서 주변의 반응은 어땠을까. "소속사에서도 무조건 '목격자'는 해야 한다고 했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잖아요."

배우는 연쇄살인범 역할을 살수록 스스로 무기력해졌다고 털어놨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도 했다. 그를 건드린 건 이성민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 역할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성민 선배가 저를 불러서 얘기도 많이 해주셔서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곽시양이 맡은 태호는 극 초반부터 나와 관객을 휘어잡는다. 그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눈에 힘도 들어갔고, 몸에도 힘이 들어갔는데 감독님이 많이 격려해줬다"며 "제작진이 많이 고생했다"고 했다.

태호의 과거 행적은 나오지 않는다. 살해 동기도 나오지 않고, 살인 대상들의 공통점도 없다. 극 말미 태호의 범행을 암시하는 시체가 한꺼번에 나오기도 한다. 배우는 연쇄살인마들의 특징을 연구하며 캐릭터를 상상했다.

극 결말에 대해선 "감독님과 의견이 달랐는데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겠다"고 미소 지었다.

곽시양은 캐릭터를 위해 13kg이나 증량하기나 했다. 모델 출신인 그가 살을 찌우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성민, 감독과 함께 영화의 배경이 될 아파트 현장에 간 그는 아파트가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느꼈다. 그 분위기에 지지 않는 느낌을 주려고 살을 찌우기로 결심했다. 맹수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체중 감량만큼 증량도 힘들더라고요. 치킨을 계속 먹으면서 살을 찌웠어요. 지금은 10kg 정도 감량했어요."

대사가 거의 없는 것과 관련해서 그는 "연쇄살인마를 표현하기 위해 대사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태호는 등장만으로 공포감을 조성한다. 특히 망치를 들고 성큼성큼 다니는 모습을 보노라면 소름이 끼친다. 곽시양은 "가장 평범한 게 무서웠다"며 "연쇄살인마들이 살인할 때 별생각이 안 들 것 같았다. 큰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화 '목격자'에 나온 곽시양은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뉴 영화 '목격자'에 나온 곽시양은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뉴

극 말미 이성민과 액션신은 힘들게 촬영했다. "숨만 쉬어도 추울 때였어요. 산사태 설정이다 보니 물은 계속 흘렀고요. '액션' 소리가 나자 추운 걸 모를 정도로 성민 선배와 합을 맞추며 촬영했죠. 다치기도 했는데, 영화에 가장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성민은 곽싱양을 '애기'라고 칭하기도 했다. 배우는 크게 웃으며 "저 서른 두 살"이라며 "애기 아니에요"라고 했다. "어미새가 아기새 챙겨주듯이 성민 선배가 챙겨주셨습니다. 맛있는 걸 많이 사주셔서 살이 많이 쪘습니다."

이성민과는 '로봇, 소리', '굿바이 싱글'에 이어 세 번째다. 곽시양은 "성민 선배는 '사람이 이렇게 착해도 되나' 할 정도로 착한 분"이라며 "다른 분들이 많이 따를 정도로 착한 선배다. 후배 입장에서 이성민 선배처럼 되고 싶다. 앞에선 툴툴거리는데 뒤에선 챙겨주시는 '츤데레'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야간비행'으로 연기에 입문한 곽시양은 '칠전팔기 구해라'(2015), '오 나의 구신님'(2015), '로봇, 소리'(2016), '마녀보감'(2016), '시카고 타자기'(2017) 등에 출연했다.

그는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 촬영하다 보니 많은 걸 느꼈다"며 "이번 영화에선 성민 선배, 진경 선배, 상호 선배들과 호흡하면서 내가 몰랐던 부분을 배웠다"고 했다.

'목격자'는 배우에게 큰 도전이었다. 그는 "미션을 성공했다는 생각을 한다"며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는데 좋은 기회로 이번 작품을 만나서 만족한다. '곽시양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구나'라는 얘길를 들었으면 한다. 이번 작품은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터뷰 전날에는 '목격자' VIP 시사회가 열렸다. 반응을 묻자 "대박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웃었다. "자신감이 붙었다고 해야 할까요? '해 볼 만한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하. 대작들 사이를 뚫고 가는 송곳 같은 영화입니다."

원래 집돌이라는 그는 밖에 나와서 일할 때 살아있음을 느낀단다. "요즘 많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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