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룰´ 논란 속 충남 방문… ´당심 잡기´ 재개
공식 일정보다 ´강재섭 중재안´ 수용 여부에 주목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9일 4.25재보궐선거 이후 처음으로 충남 지역을 찾았다.
이 전 시장의 이날 충남 방문은 지난달 24일 대전 서을 지원유세 이후 2주일 만으로, 재보선 패배에 따른 ‘자숙 모드’에서 벗어나 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각 지역별 ‘당심 잡기’ 행보를 본격 재개한 것.
충청권 시작으로 ´당심 잡기´ 재개… 기자들 관심은 ´강재섭 중재안´ 수용 여부에만
이 전 시장은 이날 하루 동안 충남 보령과 논산, 천안 등지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 잇달아 참석, ‘연말 대선 승리를 위해 이번 재보선 패배를 거울삼아 당을 개혁할 것’과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야 함’을 여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언론의 관심은 강재섭 대표가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당 대선후보 경선 룰 ‘중재안’에 대한 이 전 시장의 수용 여부에 집중됐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은 이날 일정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간헐적으로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표시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제대로 보고받지 못 했다”고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그는 “(중재안이) ‘5대 5’(당심과 민심의 반영 비율) 정신에 맞나” “저쪽(박근혜 대표 측)에서 (중재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다는데 거꾸로 된 게 아닌가” 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강 대표의 중재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시장 측의 한 관계자도 “강 대표의 중재안이 미흡한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서울에서 회의가 끝나는 대로 가부 여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 전 시장 측은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 측근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과 향후 대응 방향 등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이 전 시장은 경선 룰 문제를 둘러싼 당내 대권 라이벌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절대로 후보끼리 싸우거나 당이 분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계속 ‘소이부답(笑而不答,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는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나친 싸움에 후보끼리 서로 감정이 상하면 정권 교체를 위해 당이 하나가 되는데 부담이 될뿐”이란 지적.
다만 이 전 시장은 “나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고 때론 해명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서로 싸우고 시비 거는 것으로 비칠까봐 마음속으로 썩히고 있다. 답답하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4.25재보선 패배는 공천 잘못 때문"… 강재섭에 대한 ´불만´ 표출 관측도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4.25재보선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이름을 단 후보면 다 당선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공천을 심사숙고하지 못한 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 눈길을 끌었다.
비단 재보선 선거운동 기간 중 발생한 금품 비리 등 비단 공천 과정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만이 아니라, 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
실제로 이 전 시장은 “경북, 경남 등 영남 지역도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떨어지고, 심지어 당 대표의 지역구인 선거구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시의원을 당선됐다. 이는 한나라당이 방심했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 전 시장이 강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아울러 그는 당 대선후보 경선에 대해 “당 대표나 원내대표, 지방의원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살림 맡을 사람을 뽑는 선거인만큼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뽑을지가 중요하다”면서 “학연이나 지연, 선거 때 도왔다는 등의 이유로 (후보를) 뽑으면 (연말 대선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두 사람(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합쳐 70%라는 여론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들이 영남에서 패한데 대해 모든 당직자와 당원들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박 전 대표에 비해 여론 지지율에서 월등히 우위를 보이고 있는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은 당 대표나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본선 경쟁력´ 강조
이와 더불어 이 전 시장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 등 열린우리당 대권주자들과의 ‘설전’과 관련, “정치란 미래와 바깥을 보고 해나가야 하는데 대통령이 자기가 만든 당과 싸워 국민 불안만 가중시키고 민생 문제는 말로만 어렵다고 할 뿐 아무런 도움도 못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열린당 소속의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의 잇단 ‘한반도 대운하’ 비판에 대해선 직접 이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미래의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남이 10~20년 연구한 결과물을 10분도 연구하지 않고 무조건 욕하고 부정적 시각으로 비판하고 뒷다리 잡는다면 우리나라는 한 걸음도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당원 간담회 일정에 이어 고려대 서창캠퍼스에서 대전·충남지역 총학생회 연합 발대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과거 자신이 한일 국교 정상화 회담 반대를 주장하며 ´6.3시위´를 주도한 사실을 거론하며 "학생 시절의 주장은 주장으로 끝나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학생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지난 4일 바쁜 일정 중에도 서울 고려대 본교에서 열린 응원제 ´입실렌티(Ipsilenti)´에도 참석, 직접 무대에 올라 응원을 함께하는 등 ´모교 사랑´을 과시한 바 있다.
이 전 시장은 경선 룰과 관련, 이날 중으로 ´경선 룰 중재안 수용´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이며, 예정대로 10일 오전 서울 염창동 중앙당사에서 제17대 대통령선거 공식출마선언을 갖고 대선 예비후보 등록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시장의 이날 충남 방문에는 충남도당 위원장인 홍문표 의원과 김낙기 전 의원 등이 동행했다.[보령·논산·천안·연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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