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75.8%’ 존중받아 마땅한 김인식 감독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3.10 07:53  수정 2017.03.10 07:54

이번 WBC서 아쉬운 성적 냈지만 국대 공헌 커

대표팀에서는 25승 8패 성적, 우승만 두 차례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 연합뉴스

한국 야구가 세계 최고의 무대로 일컬어지는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제4회 WBC’ 대만과의 A조 최종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8 승리했다.

이로써 1승 2패를 기록한 야구대표팀은 아쉽게 2라운드 진출이 물거품 됐지만 차기 대회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연장 11회 양의지의 결승 희생타에 이어 김태균의 투런 홈런으로 승리를 확정,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대회 내내 중계 카메라는 유독 김인식 감독의 표정을 살폈다. 이스라엘전 아쉬운 1점 차 석패에 이어 네덜란드전에서는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고, 고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대만전도 드라마틱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일부 야구팬들은 1라운드 탈락에 대해 김인식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만, 사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감싸며 최악의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애를 썼다.

이번 WBC 대표팀은 엔트리 구성에서부터 난항이 이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추신수, 김현수 등 메이저리거들은 소속팀 반대 의사에 부딪혀 차출하지 못했고, 그나마 엔트리에 합류한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로 낙마해야 했다. 결국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 김인식호다.

이번 WBC는 이스라엘전부터 대만전까지 대회 내내 영점을 잡지 못하는 마운드가 말썽이었는데 김인식 감독은 단 한 번도 선수들 탓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긍정의 메시지를 던져주며 전력을 추스르는데 많은 애를 썼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김인식 감독은 대만전 후 인터뷰에서 “최종전에서 패했다면, 차기 대회를 하위 라운드에서부터 치러야 한다. 후배들에게 좋은 선물을 남긴 것 같다”며 “이스라엘전만 잡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줬다”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결코 폄하되어서는 안 되는 한국 야구의 레전드다. KBO리그에서 통산 16시즌을 보냈고 쌍방울과 OB(현 두산), 한화 등을 거치며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통산 980승은 김응용, 김성근에 이은 역대 최다승 3위이기도 하다.

김인식 감독의 국가대표팀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김인식 감독의 지도력은 국가대표에서 더욱 큰 빛을 발했다. 국가대표를 처음으로 맡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6년 제1회 WBC에서는 4강 신화를 쓰며 세계 무대서 한국 야구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후 2009년 제2회 WBC에서는 준우승의 성과를 냈고,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2015 프리미어12에서는 깜짝 우승으로 ‘단기전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입증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제4회 WBC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총 33경기를 치렀으며 25승 8패(승률 75.8%)의 성적을 냈다. 김 감독의 공언대로 그의 대표팀 여정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이가 바로 김인식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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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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