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로 복귀한 이대호(4년 150억 원)를 필두로 이적생 최형우(4년 100억 원), 차우찬(4년 95억 원) 사례에서 드러나듯,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FA 선수는 놀라운 규모의 계약에 성공한다.
하지만 LG 정성훈은 새해가 한참 지나서야 겨우 계약을 마쳤다. 용덕한 은퇴에서 볼 수 있듯 노쇠한 베테랑에게는 한없이 불리한 것이 FA이다.
FA 시장의 거품 현상은 올 시즌 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상금 및 보상 선수 문제 해결을 통한 FA 등급제가 도입되더라도 FA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여전할 것이란
한화 이글스의 정근우와 이용규는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는 예비 FA들이다. 2013시즌 종료 후 정근우는 4년 70억 원, 이용규는 4년 67억 원에 계약을 맺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 정근우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둘은 속된 말로 ‘돈값’을 충분히 했다. 정근우는 지난 3년 매 시즌 OPS(출루율 + 장타율) 0.8을 넘기는 타격 성적을 남겼다. 2014년 6홈런 44타점을 시작으로 2015년 12홈런 66타점, 2016년 18홈런 88타점으로 매 시즌 홈런과 타점이 수직 상승했다.
이용규는 2013시즌 말미 어깨 수술 여파로 2014년 0.288의 타율에 그쳤지만 2015년 0.341, 2016년 0.352의 타율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출루율도 2014년 0.385를 시작으로 2015년 0.428, 2016년 0.438로 매해 상승했다. 타석에서 끈질긴 이용규는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고 싶지 않은 타자 중 한 명으로 변함없이 손꼽힌다.
한화 이용규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국가대표로도 활약하고 있다. 2015시즌 후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되어 초대 우승에 기여했다. 올 3월에 개최되는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FA를 앞둔 두 선수에게 국제 대회 참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WBC로 인해 KBO리그 정규 시즌에서 체력적 부담은 없을지 주의가 필요하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부상도 경계해야 한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FA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꾸준히 FA 요건을 충족시킬 경우, 둘은 2021시즌 종료 뒤 세 번째 FA를 맞이한다.
하지만 정근우는 만 39세, 이용규는 만 36세가 된다. 좋은 대접을 받는 ‘FA 대박’을 터뜨리기 결코 쉽지 않은 나이이다. 두 선수가 얼마나 절박하게 2017시즌과 두 번째 FA를 의식할지는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소속팀 한화도 고민이다. 2013시즌 종료 후 정근우와 이용규를 시작으로 3년 연속 외부 FA를 영입했지만 2016시즌 종료 후에는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았다. 외부 FA 영입이 팀 성적으로 직결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2017시즌 종료 후 정근우와 이용규가 또 FA 자격을 취득하는 것도 원인이다.
한화는 젊은 야수들의 성장이 더딘 편이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대안이 마땅치 않다. 둘을 어떻게든 눌러 앉히는 것이 관건이다. 선수 본인의 미래 전망과 WBC, 그리고 한화의 사정이 뒤얽힌 정근우와 이용규의 두 번째 FA 계약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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