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서운 '딴사람 된' 슈틸리케 명장되려면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10.12 09:32  수정 2016.10.12 09:35

이란전 후 '소리아 발언'에 손흥민도 불편한 기색

서운함 표시했던 슈틸리케, 추스르고 더 냉정해야

한국-이란전 패배 후 슈틸리케 감독 발언에 서운함을 표시한 손흥민. ⓒ 연합뉴스

온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로 한국 축구팬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았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최근 들어 돌출 발언이 잦아지고 있다.

비교적 약팀을 상대로 한 ‘승승장구’라고는 하지만 결과와 내용 면에서 꽤 높은 점수를 받아왔던 슈틸리케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들어서 다른 사람이 됐다.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최근 경기력에 즉각 반응하는 축구팬들에게 서운해 하기도 했다. “징크스를 깨고 새 역사를 쓰겠다”며 나선 이란 원정에서는 그간 볼 수 없었던 면도 드러났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유효슈팅 1개 없이 졸전 끝에 0-1로 졌다.

승점1도 챙기지 못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은 정말 불투명해졌다. 2승1무1패(승점7)가 된 한국은 A조 3위로 떨어졌다. 이란이 3승1무(승점 10)로 선두를, 중국을 완파한 우즈베키스탄이 3승1패(승점 9)로 2위가 됐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A·B조 2위까지만 월드컵 본선에 직행, 3위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한다.

실리를 챙기지 못한 슈틸리케호는 6경기나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을 앞두고 큰 걱정거리만 하나 안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소리아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패인을 선수들에게 돌리는 듯한 인터뷰로 그답지 않은 또 한 번의 돌출발언을 이어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안타깝게도 한국에는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었다”며 팀 사기를 저하시키는 발언을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소리아는 우루과이에서 카타르로 귀화한 공격수로, 지난 6일 한국전에서 1골을 넣는 등 스트라이커로서 빼어난 능력을 과시했다. 8만여 관중의 일방적인 이란 응원과 '주먹감자'와 한국을 자극하는 함성에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어깨를 다독이기보다 좋지 않은 말로 자극했다.

이를 전해들은 손흥민은 “감독님께서 다른 선수까지 들어가면서 말하는 것은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축구팬들도 “슈틸리케 자신의 전술적 패착은 인정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 같아 불편하다”며 성토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도 답답할 수 있다. 의도한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고, 수비라인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잠잠했던 축구팬들의 질타와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니 서운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에 흔들려 일을 그르친다면 명장이 될 자격이 없다.

최종예선은 아직 6경기나 남았고, 갈 길은 멀다. 당장 다음달 월드컵 진출 여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조 2위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도 있다. 현재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추스르며 스스로는 더 냉정해지는 것이 혼란에 빠진 슈틸리케 감독이 시급히 찾아야 할 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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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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