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처리 막판 진통…상임위·연찬회 '올스톱'

연찬회 무기한 연장한 새누리 "야당은 믿을 수 없는 집단"

더민주 "추경 급한 것 맞나?"·국민의당 "양쪽에 달렸다"

추경안 처리를 두고 야당의 누리과정 관련 예산과 개성공단 관련 예비비 증액 편성 요구에 여당이 반발하며 추경안 처리가 불투명해진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예결특위에서의 야당의 행태를 위헌행위와 폭거로 규정하며 비판한 뒤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경안 처리를 두고 야당의 누리과정 관련 예산과 개성공단 관련 예비비 증액 편성 요구에 여당이 반발하며 추경안 처리가 불투명해진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각각 김광림 정책위의장, 주광덕 예걸특위 간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가 추경안 처리를 합의했으나 보육예산 항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예정됐던 예결위가 무산되고 본회의의 추경안 처리가 불투명해진 30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위원장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연찬회 무기한 연장한 새누리 "야당은 믿을 수 없는 집단"
더민주 "추경 급한 것 맞나?"·국민의당 "양쪽에 달렸다"

새누리당이 30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국회 본회의 처리 무산에 따라 예정됐던 1박2일 일정의 의원 연찬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야당의 누리과정 관련 교육시설 자금(3000억)과 개성공단 관련 예비비(700억) 증액 편성 요구에 정부·여당이 난색을 표하면서 현재 예결위는 중단된 상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항상 있었던 연찬회마저 무기한 연기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을 접했다"며 소속 의원 연찬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를 야당이 보여주고 있다"며 "바로 약속을 깨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던 추경안 지연을 야당의 탓으로 돌렸다.

취임 이후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안보 이외의 문제로 정쟁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야당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겠다"고 한 이 대표도 이날만큼은 야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야당이 약속을 깬 것은 매우 엄중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며 "(야당은) 앞으로 국회에서 하는 모든 약속은 언제든지 깨는 정당으로 스스로 자리 매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없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선언한 것"이라며 "기본적인 약속을 깨는 집단과 정당이 다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어떻게 믿겠나. 아주 큰 실수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절대 믿을수 없는 집단, 정당"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정당 정치, 선거 공약은 전부 거짓말이라는 것을 자기들이 보여줬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야당이 어제 예결위에서 교육시설자금 명목으로 예비비 3000억 원의 증액을 요구했다"며 "여기에 개성공단의 밀린 월급을 주는 700억 원 예비비 증액 등 기존 추경안과는 관계없는 새로운 조건을 걸었다"고 했다. 이어 "(야당이) 오늘 9시까지는 (추경안을) 꼭 해주겠다고 하더니 전혀 새로운, 정부가 동의할 수 없는 조건을 걸었다"며 "우리 연찬회 안 해도 된다"고 강수를 뒀다.

정 원내대표가 지적한 예결위 공전에 앞서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추경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야 합의안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정치 목적 달성을 위해 위헌적 폭거가 있었다"며 야권을 맹공격했다. 추경안이 무산되면 서별관·백남기 청문회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간 협상을 해온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추경이 무산된 마당에 저희들이 연찬회를 갈 수 없을 것 같다"며 "어떤 결론이 있을지 야당과 이야기는 하겠지만 대원칙이니 9시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다. (의원들은) 번거로워도 국회 내에서 대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당무를 보고해야 할 박명재 사무총장은 "야당의 폭거에 기가 차서 오늘 아침에 당무보고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추경 처리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데 대해 이날 중 추경안이 합의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더민주가 정부여당의 책임을 물으면 날을 세운 것과 달리 국민의당은 여야 양당을 향해 조속한 추경안 처리를 촉구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의) 핵심은 민생예산"이라며 "더민주는 우레탄트랙 등 민생예산, 교육예산을 더 확대하자고 주장해왔고 정부·여당은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 일자리를 위해 추경하자던 정부여당의 주장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추경협상이 안될 것 같아 새누리당이 연찬회를 간다던데 정말 추경이 급한 게 맞느냐"고 꼬집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민주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보육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아직 규모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여당의) 연락이 오는대로 빨리 협상테이블에 앉아 최선을 다해 빠른 시일 내 타결에 노력하겠다. 민생, 보육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추경은 불가피한 성격"이라며 "국민의당은 본회의 통과 및 집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추경편성 원인이 된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내실있게 준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예결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가장 큰 문제는 증액 관련 보육예산을 어느 정도 이번 추경에 반영하느냐였다"며 "더민주가 최소 3000억 원은 돼야 한다 해서 2000억 원까지 조정해보려 했는데 안 됐다. 2500억 원이면 어떠냐 했더니 양쪽이 안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워크숍 가는 것 포기하고 대기한다고 하고 더민주도 의총 한다고 하니까 둘 다한테 달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