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50m 권총 결선에서 1위를 차지한 진종오 선수가 시상대에 올라 이 종목 3위에 오른 북한의 김성국 선수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급 아파트·승용차·평생연금, '영웅' 칭호에 대대손손 '자랑' "국제대회 입상 시 국위선양·내부결속 계기돼 국가적 대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이어지며 메달리스트들의 혜택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에 따르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는 6000만 원의 포상금과 월 100만 원의 연금이 주어진다. 은메달리스트는 3000만 원의 포상금과 월 75만 원의 연금을, 동메달리스트는 1800만 원의 포상금과 월 52만 5000원의 연금이 지급된다.
이외에도 선수의 소속 협회나 후원 기업에서 포상금이 덤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금메달을 따는 순간 선수들의 포상금 규모는 ‘억대’를 상회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북한의 메달리스트들은 북한 정부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게 될까.
북한의 스포츠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영웅’과 같은 각종 칭호를 수여받는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역도 56kg급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엄윤철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역도 남자 우승으로 북한의 ‘노력 영웅’에 등극했다. 이외에도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은국(역도), 안금애(유도) 등이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고, 지난해 러시아 카잔 아쿠아틱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5 다이빙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 경기에서 김국향이 ‘10대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기도 했다.
앞서 1999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마라토너 정성옥은 스포츠 선수 최초로 최고 수준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또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유도 48kg급 금메달리스트 계순희는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은 바 있다.
이중 공화국 영웅이 최고 수준으로, 노력영웅, 인민체육인, 공훈체육인 순으로 서열이 나뉜다. 서열을 나누는 기준은 북한 사회 분위기나 종목별 특성 등 전방위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제도화 된 것은 아니다.
칭호에 따르는 실질적 포상도 ‘영웅’급이다. 올림픽 등 큰 규모의 국제대회서 입상한 선수에게는 평양 시내의 고급 아파트와 외제 승용차, 일정기간 생활을 보장해주는 연금 등의 혜택이 지급된다. 연금의 경우 북한 국정 가격이 적용돼 금액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높은 수준의 생활·여가를 누릴 만한 충분한 지원이 이뤄진다.
2000년대 북한에서 6년간 기계체조 선수로 활동한 함경북도 회령 출신 한 탈북자는 11일 본보에 “국내경기에서 입상하면 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받는데 그치지만, 올림픽이나 큰 국제경기에서 입상할 경우 평양 시내의 고급 아파트나 외제차, (메달 등급에 따라)연금도 지급한다”고 전했다.
실제 1997년 북한 김정일 정권 당시 마라토너 정성옥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귀국하던 날 김정일이 공항으로 직접 마중을 나가는 장면이 매체 곳곳에서 보도됐는데, 이후 최고 수준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고, 단독 아파트에 벤츠 승용차를 선물 받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받아 화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금메달리스트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선수 대부분에게 고급 아파트와 승용차, 연금 등이 필수로 제공된다. 특히 최근에는 평양 중심지에 국제대회 입상 선수들을 위한 아파트와 편의시설 등을 만들어 선수들의 생활을 보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한 탈북자는 같은 날 본보에 “북한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면 ‘영웅’ 칭호에 최고급 집과 차, 연금을 지급 받는다”면서 “차는 주로 벤츠를 선물 받고, 연금은 국정 가격이 적용돼 크게 쓸모가 없지만 생활에 필요한 물질적인 제공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 선수들이 국제경기에서 이름을 알릴수록 북한의 국위선양과 내부결속에 도움이 돼 이에 대한 대가를 후하게 지급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체육 강국’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인센티브 적용 확대와 이 같은 내용의 제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본보에 “김정은 정권이 ‘체육 강국’을 자처한 만큼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커질 수 있다”면서 “과거 김일성·김정일이 스포츠 선수들에 대해 배려 차원에서 ‘영웅’ 칭호나 포상금을 지급했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이 같은 관행이 제도화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