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선수들의 충격패 속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의 ‘10(금메달)-10(위)’ 목표도 휘청거리고 있다.
리우올림픽 첫 금메달을 쏠 것으로 기대했던 진종오가 결선 5위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금메달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선수단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박태환은 예선 탈락이라는 굴욕까지 뒤집어썼다.
가장 충격적인 종목은 유도다.
한국 유도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최소 금메달 2개”를 기대했다. 유력한 후보는 이날 16강에서 탈락한 안창림과 90㎏급 곽동한. '최소' 2개였다. 남자 7체급 가운데 세계랭킹 1위 4명을 보유했고, 여자도 김잔디가 세계랭킹 2위를 달려 3~4개의 금메달을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원진(패자부활전 패)-정보경(은메달)-안바울(은메달)에 이어 안창림과 김잔디가 메달권 진입에도 실패, 이제는 노골드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올림픽 무대에서의 대결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는 하지만 기대치와 너무 먼 성적에 착잡한 심정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원진·안바울 보다 확실한 금메달 유력후보로 분류됐던 안창림은 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대회 '2016 리우올림픽' 유도 남자부 73㎏급 16강에서 디아크 반 티셸(벨기에·세계랭킹 18위)에게 절반패를 당했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던 안창림은 잡기 싸움에서 고전, 중반까지 지도 1개씩 만을 주고받았다. 승부를 걸기 위해 시도한 업어치기 과정에서 오히려 되치기를 당해 종료 2분 47초를 남겨놓고 절반을 빼앗겼다. 좀처럼 되치기를 허용하지 않았던 안창림이라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다시 한 번 업어치기로 반전을 꾀했지만 빼앗긴 절반을 넘을 한판은 이루지 못했다. 상대전적 2승의 절대 우위도 올림픽 무대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경험 부족도 원인이다. 반 디셸은 2013년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베테랑이다.
여자부 57kg급 김잔디(25)도 16강에서 하파엘라 시우바(브라질)에 절반패 후 눈물을 쏟았다.
양궁 세계랭킹 1위 김우진이 개인전 32강에 탈락의 쓰라린 결과를 받아들었다. ⓒ 게티이미지
종목 가운데 유도가 가장 불운에 휩싸이고 있다면, 이미 대한민국에 2개의 금메달을 선사한 양궁은 세계랭킹 1위 김우진(24)의 개인전 32강 탈락 소식으로 한국의 새벽을 깨웠다. 남자양궁 2관왕을 바라보던 김우진이 개인전 32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세계랭킹 1위 김우진의 32강 탈락은 리우올림픽 양궁 최대 이변이다.
김우진은 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리아우 에가 아가타(인도네시아)에게 2-6(29-27 27-28 24-27 27-28)으로 패했다. 상대는 이번 예선에서 33위를 기록한 선수다. 김우진 스스로도 상대한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낯선 선수다.
두 발을 10점에 쏘고 29-27로 1세트를 따낼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하지만 김우진 2세트에서 두 번째 화살을 7점에 쏘며 아가타의 추격을 허락했다. 3세트에서는 세 발 모두 8점을 쏘는데 그치며 뒤집혔다. 초조해진 김우진은 4세트에서 모두 9점을 쐈고, 자신감을 얻은 아가타가 두 차례 10점을 쏘며 김우진을 밀어냈다. 김우진도 충격적 결과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동메달 3개 등 무려 6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펜싱 코리아’ 바람을 일으켰던 한국 펜싱은 리우올림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여자 에페에 출전한 신아람 탈락에 이어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은 여자 사브르 16강에서 로레타 굴로타(이탈라이)에게 13-15로 역전패했다. 런던올림픽 이후에도 꾸준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지만 굴로타에게 발목이 잡히며 2연패가 무산됐다.
'제2의 현정화' 바람을 기대하는 한국 탁구의 희망 서효원은 16강에 안착했다. ⓒ 게티이미지
충격적이고 우울한 소식만 날아든 것은 아니다. 침체된 한국 탁구에 현정화 버금가는 바람을 일으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얼짱’ 서효원(29)은 리우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16강에 합류했다.
첫 번째 올림픽 무대에 출전한 서효원은 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로 파빌리온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탁구 여자단식 32강전에서 릴리 장(미국)에게 세트 점수 4-1(11-8 11-8 7-11 11-7 11-6) 승리했다. 서브와 날카로운 드라이브가 돋보였고, 백핸드 범실을 이끌어내는 지능적인 경기운영 능력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선배 현정화 감독의 사진을 보며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던 서효원은 동료 양하은·전지희와 여자탁구 대표팀의 끊긴 금메달의 꿈을 꾸며 브라질로 향했다. 여자 탁구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현정화-양영자)이 유일하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올림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998 서울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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