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김연경(28)의 파괴력을 등에 업고 기무라 사오리(30)의 힘이 떨어진 일본을 맹폭했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브라질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A조 1차전에서 일본에 3-1(19-25 25-16 25-17 25-21) 역전승,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내줬던 아픔을 깨끗하게 설욕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36년 만의 메달을 놓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여자 배구대표팀은 이날을 벼르고 별렀다. 런던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김연경은 마치 한풀이를 하듯 일본을 맹폭했다. 허리 통증을 이겨낸 김연경은 최다인 30점을 기록, 한일전 승리를 이끌었다. 고공 강타를 퍼붓는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은 무려 58.3%에 달했다.
한국은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도 일본을 세트스코어 3-1로 잡았다. 당시에도 김연경이 25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예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일본을 거칠게 다룬 김연경을 등에 업은 한국은 센터와 라이트 등이 결정적인 순간 날카로운 공격과 묵직한 블로킹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04 아테네올림픽-2008 베이징올림픽-2012 런던올림픽까지 일본 배구대표팀을 지켰던 주장이자 레프트 기무라 사오리는 1세트에만 빛났을 뿐, 이후에는 김연경 기에 눌린 데다 종아리 통증까지 호소하며 일본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뉴 에이스' 나가오카 미유도 성공률 48.7%(19점)에 그쳤다.
경기 전 손가락 부상으로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던 사오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무난하게 선발 출전해 1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서브 리시브의 불안과 첫 경기에 대한 심리적 부담 탓에 경직된 플레이로 1세트를 내준 한국은 2세트 들어 전열을 확실히 정비했다.
불안했던 박정아를 불러들이고 이재영을 투입한 대표팀은 서브 리시브 안정 속에 김연경의 공격이 살아나며 2세트를 따냈다. 김연경 세레머니를 바라보는 일본 주장 사오리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3세트에서도 김연경과 이재영의 공격으로 리드를 잡은 한국은 양효진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승기를 잡은 뒤 김연경이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켜 역전에 성공했다. 일본 사오리의 공격도 점점 무디어졌다. 4세트에서는 김연경이 블로킹에도 가세하며 변칙 공격과 서브 에이스로 끈질기게 추격한 일본을 잠재웠다.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하면서 비치발리볼 전향을 검토 중인 사오리는 종아리 통증으로 4세트 막판에는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걱정했던 손가락은 영향이 없었지만 종아리가 문제였다. 종아리 통증이 없었다 해도 김연경 활약에 기가 눌려 제 실력을 펼쳐 보이기 어려웠다.
김연경 활약 속에 한일전을 승리로 이끈 한국 여자배구는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은 일본(5위)을 잡으면서 유리한 대진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A조에는 한국과 일본 외에도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 카메룬이 속해 있다. 6개국 중 4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12위), 카메룬(21)은 8강행 티켓 확보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브라질(3위)과 러시아(4위)는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위다. 조 4위는 B조 1위와 맞붙고, 조 2,3위는 추첨으로 상대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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