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달라졌어요’ 매력덩어리 사직구장에 가면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5.23 12:00  수정 2016.05.24 09:06

올 시즌 앞두고 31억 원 투자해 구장 개보수

경기 중에도 다양한 볼거리로 평균 4천 명 늘어

사직구장에서는 새로운 명물인 LED 라이팅쇼를 볼 수 있다. ⓒ 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는 수식어를 지닌 사직구장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한 번 부산의 야구 열기를 뜨겁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펼쳐진 사직구장은 2만 6800석의 입장권이 모두 동이 나며 올 시즌 첫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주말경기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구도’로서의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의 관중몰이는 팀 성적과 궤를 함께 했다. 2008년 페넌트레이스 3위에 오르며 암흑기를 청산한 롯데는 5년 연속 가을 잔치를 치르며 ‘전국구 인기팀’으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거품 된 2013시즌, 경기당 약 1만 2000여 명의 관중을 동원, 이전 시즌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만 여 초반 수준의 평균 관중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롯데의 2016시즌은 분명 다르다. 구단 수뇌부부터 개혁의 움직임을 보였고,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창원 대표이사가 시무식에서 금기어와도 같았던 ‘꼴데’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며, 통렬한 자신 반성의 목소리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의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는 ‘팀 퍼스트, 팬 퍼스트’다. 그리고 1명의 야구팬 입장에서 둘러본 사직구장은 분명 팬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로 가득했다.

롯데는 지난해 말, 사직구장 개보수에 무려 31억 원을 투자했다. 현재 사직구장의 자랑이자 명물로 자리 잡은 LED 라이트 교체에만 20억 원이 투입됐고, 그라운드 흙 교체에 3억 원, 그리고 구장 내 화장실 전면 리모델링에 8억 원을 쏟아 부었다.

특히 LED 라이트의 효과가 대단하다. 조명타워 개선사업은 1차적으로 눈부심을 최대한 줄여 선수들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관중들 역시 밝거나 어둡지 않은 적당한 상황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또한 경기 중 이 LED 조명을 활용해 파도타기 응원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라이팅쇼는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특별한 야구 퍼포먼스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홈경기가 있을 때 경기장 외벽을 주황색 조명, 승리 시에는 무지개 색 조명으로 비추는 것 또한 볼거리다.

롯데는 서울(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함께 여성팬 보유 숫자가 상당한 구단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화장실 문제가 늘 골칫거리였다. 낙후된 시설은 둘째치더라도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 개수는 적지 않은 수의 여성팬들이 다시 찾기에 부담스러운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전면 리모델링을 거친 지금은 만원관중에도 과거처럼 줄을 길게 늘어서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롯데는 분명 달라졌다. 현재 20승 23패(승률 0.465)로 성적 면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구단 수뇌부부터 당장보다 먼 앞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20경기서 평균 1만 4900여 명이 ‘사직 노래방’에서 목청껏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벌써 4000여 명 늘어난 수치다. 노력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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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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