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선수는 사뭇 다른 출발선에서 시즌을 치르게 된다. 따라서 25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는 것은 절대적 선결과제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MLB 시범경기에 나선 이학주는 21일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기존 추신수(텍사스)와 강정호(피츠버그), 류현진(LA다저스)을 제외한 김현수(볼티모어)와 박병호(미네소타),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이대호(시애틀), 최지만(LA에인절스) 등의 운명 역시 곧 결정된다.
미국 무대에 노크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현재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지녔을까.
우선 김현수는 위태로운 위치에 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 14경기 40타수 8안타 3득점 2타점 타율 0.200 출루율 0.250 장타율 0.200에 그치고 있다. 10경기 이상 출전해 30타수 이상을 소화한 볼티모어 16명의 타자들 중 김현수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외야수 다리엘 알바레즈(0.179), 팀의 핵심 선수인 크리스 데이비스(0.167), 2루수 스티브 톨레손(0.152), 포지션 경쟁자인 놀란 레이몰드(0.150)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김현수가 최근 3경기 9타수 4안타를 기록, 시범경기 초반의 부진을 딛고 MLB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은 시범경기 일정을 통해 보다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수의 포지션 경쟁자들 대부분이 그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김현수는 앞서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MLB가 아닌 마이너리그에 머물다 한국으로 유턴한 윤석민(KIA)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김현수와 달리 박병호는 안정적이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14경기에서 40타수 12안타 3홈런 12타점 6득점 타율 0.300 장타율 0.600을 기록하고 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타자들 중 유일하게 홈런 3개로 1위다. 팀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타점을 기록, 이 부문에서도 선두에 올라있다.
뿐만 아니라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팀내 타자들 중 브라이언 도저(0.308)에 이어 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파워는 물론 정교함에서도 기대 이상이다. 기존 핵심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오히려 앞서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병호는 성공적으로 MLB 무대에 진입하고 있다.
오승환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오승환은 시범경기 7경기 7.2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투수들 중 시범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총 16명이다. 그중 오승환은 조단 월든(0), 마이크 리크(0.82), 미겔 소콜로비치(1.50) 조나단 브록스턴(2.25)에 이어 다섯 번째로 우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오승환이 시범경기 초반과 비교해 최근 들어 부진하다. 초반 4경기 4.1이닝 동안 단 1개의 피안타 없이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3경기 3.1이닝 5피안타로 2실점으로 불안하다. 불펜의 힘이 그 어느 팀보다 강한 세인트루이스이기에, 오승환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시범경기 초반과 마찬가지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시애틀과 마이너계약을 체결하고 MLB에 도전 중인 이대호의 입지는 불안정하다. 이대호는 시범경기 16경기 36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 4볼넷 10득점 타율 0.250 출루율 0.341 장타율 0.389를 기록하고 있다. 시애틀에서 시범경기 10경기 이상 출장해 30타수 이상을 소화한 16명의 타자들 중 이대호의 타율은 공동 10위에 해당한다.
최근 경기에서의 부진이 안타깝다. 이대호는 최근 4경기 11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그로 인해 지난 19일까지만 하더라도 0.320에 육박했던 타율은 약 1주일 사이에 0.250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시애틀 외에 다른 구단의 부름을 받기 위해서라도 남은 시범경기에서의 맹활약은 필수다.
LA에인절스 최지만의 경우 성적과는 별개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지만은 시범경기 19경기 49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 7볼넷 타율 0.224 출루율 0.321를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팀내 8명의 타자들 중 최지만의 타율은 최하위다.
하지만 최지만은 개막 25인 명단에 포함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인절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1루수와 좌익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최지만의 수비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데다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에인절스에 입단했기 때문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