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월척 누가 낚았나´…2007 신인 드래프트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2.02 11:35  수정

2007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그 엇갈린 명암

SK, 김태술 1라운드 1순위 지명

다가오는 2007~2008 시즌부터 프로농구 무대를 누빌 새내기들의 명암이 드러났다. 지난 1일 서울 양재동 문화회관에서 열린 2007 신인드래프트에서 33명의 참가선수 중 모두 25명이 프로팀의 부름을 받으며 역대 3위인 75.8%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유난히 즉시전력 감으로 꼽히는 대어들이 많아 어느 해보다 농구계의 관심이 높았다. ‘연세대 3총사’로 꼽히는 김태술(SK)-이동준(오리온스)-양희종(KT&G)이 나란히 올해 1~3순위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전반적으로 신인지명에서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각 팀별로 취약 포지션에서 만족할만한 전력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

신인 빅3, 내년 시즌 주전 도약 유력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SK는 역시 포인트가드 김태술을 선발했다. 이미 대학 최고의 가드로 공인받으며 국가대표 경력까지 겸비한 김태술은 볼배급과 경기운영에 능한 전형적인 정통 포인트가드로 꼽힌다.

그동안 리딩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주전가드 임재현이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SK로서는 당장 주전급이 가능하다는 김태술 선발에 성공하며 확실한 ‘보험’을 들었다는 평가. 설령 임재현이 잔류한다 해도 공격력이 뛰어난 임재현을 슈팅가드로 돌리는 ‘투 가드 시스템´도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게 강점.

팬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귀화파’ 이동준은 이날 2순위로 전자랜드에 선발됐지만, 지명권 양도계약에 따라 곧장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됐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빅맨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이동준은 서구선수 못지않은 탄력과 풍부한 해외경험으로 서장훈-김주성의 대를 이을 ‘토종빅맨‘으로 꼽힌다.

아직 국내무대에서 검증이 덜 됐다는 게 다소 불안하지만, 항상 정통센터의 부재로 아쉬움을 느껴왔던 오리온스에서 당장 주전 도약이 유력한데다 국내 최고 포인트가드 김승현과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벌써 다음시즌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다.

3순위 양희종도 포워드진이 취약한 KT&G의 부름을 받아 데뷔 첫해 주전경쟁에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자랜드의 경우 이미 동일 포지션의 쟁쟁한 선배들이 많은 반면, KT&G에는 양희승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토종 득점원이 없어 양희종의 가세가 좀더 반갑다. 다만 ‘팔방미인’ 타입으로 명성을 떨쳤던 아마무대와 달리, 양희종이 프로에서는 좀더 특화된 장기와 함께 외곽슛의 정확도를 보강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가드-슈터 상한가, 빅맨은 글쎄

이동준을 제외하면 대체로 드래프트 상위권은 가드나 포워드들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학무대에서는 정상급 빅맨으로 꼽혔던 중앙대 함지훈(모비스, 1라운드 10순위)을 비롯해 명지대 김봉수(동부, 2라운드 4순위), 송창무(LG, 2라운드 7순위)등이 예상보다 낮은 픽을 받으며 국내 프로농구계에서 ‘토종 빅맨’에 대한 기대치가 여전히 낮음을 보여줬다.

이번 드래프트의 이변이라 한다면, 당초 2~3순위 정도 지명이 예상됐던 고려대의 포워드 김영환(전자랜드)이 8순위까지 밀려난 것, 또한, 대학무대에서 변방으로 꼽히는 약체 조선대에서 이번 신인드래프트에 지원했던 남정수(KTF)와 최고봉(모비스)이 모두 선발되며 100%의 취업률을 보인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

진정한 옥석 가르기는 내년에 판가름 나겠지만 일단 이번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본 것은 SK-오리온스-모비스-KT&G 정도. SK와 오리온스는 김태술-이동준의 합류를 통해 팀의 오랜 고질병이던 취약 포지션을 보강하는데 성공했고, 빈공에 고심하던 KT&G도 양희종의 가세로 공격력 강화라는 수익을 얻었다.

‘유망주 개발센터’ 모비스는 낮은 픽에도 불구하고 대학최고의 센터로 꼽히는 함지훈을 비롯해 최고봉, 강우형, 박구영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잡는데 성공하며 가장 기대이상의 수익을 거둔 팀으로 꼽힌다.

반면 전자랜드는 모비스와 같이 이번 드래프트 최다인 4명의 선수를 선발했지만, 팀의 최대 약점인 포인트가드 보강에 실패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조우현, 김성철, 전정규 등 포워드 자원이 넘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영삼과 김영환 등 비슷한 슈터 타입의 선수들만 대거 선발해 향후 포지션 중복에 따른 교통정리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됐다.

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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