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29·피츠버그)와 루벤 테하다(27·뉴욕 메츠)의 심각한 부상을 야기한 2루 베이스 태클이 금지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16시즌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과격한 슬라이딩 제재'다. 사무국은 "더블 플레이를 막고자 합법적으로 행하던 야수를 향한 슬라이딩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에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역시 새 규정 도입에 합의했다.
올해부터 적용하는 야구규칙 6.01(j) 항은 '주자는 선의의 슬라이딩(bona fide slide)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며 '①그라운드에 몸이 닿은 상태에서 슬라이딩을 시도한다. ②손이나 발이 베이스를 닿는 범위에서 슬라이딩을 시도한다. ③슬라이딩이 끝나면 베이스를 점유해야 한다. ④야수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방향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세부 내용을 담았다. 이를 지키지 않고 야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슬라이딩을 하게 되면 수비방해 판정을 받는다.
이밖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날 감독과 코치의 마운드 방문 시간을 30초로 제한하고, 이닝 교대 시간을 20초 줄이는 등 '스피드 업' 규정도 발표했다.
앞서 강정호는 지난해 9월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서 1회초 수비 때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던 도중 상대 주자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쳤다. 당시 컵스의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은 강정호의 송구를 방해하기 위해 2루 베이스가 아닌 강정호의 왼쪽 무릎을 향해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결국 왼쪽 무릎에 큰 충격을 입은 강정호는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의무진에 의해 실려 나갔다. 전문의 진단 결과 강정호는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그대로 시즌 아웃이 됐다.
메츠 유격수 루벤 테하다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해 11월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체이스 어틀리의 발에 걸려 오른 종아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두 선수 모두 정상적인 주루플레이가 아닌 송구를 방해하려는 의도에 의한 부상이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는 병살타를 방지하고자 포스 아웃 상황 시 주자가 야수를 향해 공격적인 슬라이딩을 하는 것이 암묵적 룰로 적용되어왔다. 이는 마이너리그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한편,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수들의 부상을 막고자 2루보다 위험성이 더 큰 홈에서의 충돌 방지법을 마련한 바 있다. 2014년 발효된 이 룰은 주자가 포수를 향해 달려들어서는 안 되고, 포수 역시 주자의 진로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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