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효과 없는 최형우…삼성 이례적 행보 ‘왜?’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1.26 15:09  수정 2016.01.26 15:26

FA 프리미엄 기대됐지만 1억 원 오른 7억 원 연봉

최근 과열된 FA 시장 분위기에 경종 울리는 계기

올 시즌 7억 원의 연봉을 받게 된 최형우.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외야수 최형우와의 재계약을 완료했다.

지난해 6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최형우는 16.7% 인상(1억 원)된 7억 원에 사인했다. 이로써 삼성은 2016년 재계약 대상자 56명과의 연봉 협상을 완료했다.

예비 FA인 최형우는 당초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예상됐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예비 FA들에게 이른바 ‘연봉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구단들은 예비 FA에게 거액을 안겨 미리부터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칠 수 있다. 만약 선수가 이적하더라도 보상금을 보다 크게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보험 역할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은 이와 무관한 구단으로 유명하다. 최근 몇 년간 예비 FA들은 ‘연봉 프리미엄’을 얻지 못했고, 이로 인해 협상이 길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고 NC로 이적한 박석민이 좋은 예다. 2014년 3억 7000만 원을 받았던 박석민은 1억 원 오른 4억 7000만 원을 수령했다. 성적에 따른 연봉 상승이지 FA와는 무관했다.

최형우도 마찬가지다. 최형우는 지난 2014년 타율 0.356 31홈런 100타점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자 삼성 구단은 4억 5000만 원이던 연봉을 6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형우는 지난해에도 4번 타자 중책을 맡아 타율 0.318 33홈런 123타점으로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뚜렷한 연봉 인상 요인과 함께 FA 효과를 누릴 것이란 목소리가 있었지만 구단의 입장은 단호했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과열된 FA 시장의 거품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 연봉이 높을수록 그만큼 FA의 가격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2년 만에 1억 2000만 원이던 연봉이 7억 5000만 원으로 훌쩍 뛰어버린 양현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양현종은 지난 2년간 리그 내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투수다. 이에 KIA 구단은 지난해 4억 원으로 크게 올려준데 이어 올 시즌에는 7억 5000만 원으로 큰 폭의 FA 프리미엄을 안겼다.

이는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수 있다. 비FA 연봉 최고액을 받게 된 양현종은 벌써부터 FA 시장서 100억 원 이상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파다하다. 최근 FA 시장은 객관적인 기록과 리그 규모를 배제한 채 금액 경신에만 몰두하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의 몸값을 매길 때 앞서 계약한 선수와의 비교는 당연하지만 무조건 액수를 높여야 한다는 시각은 야구팬들의 공감을 얻기가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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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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