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열 개라도’ 판 할판 맨유, 왜 막혔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2.08 06:18  수정 2015.12.08 06:23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에 등 돌린 여론

높은 공격 점유율에도 골 결정력 문제 심각

맨유 판할 감독. ⓒ 게티이미지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답답한 경기력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맨유는 지난 6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웨스트햄과 0-0 무승부에 그쳤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이날 앙토니 마샬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제시 린가드, 마루앙 펠라이니, 후안 마타 등을 2선에 배치했다. 맨유는 높은 공격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무려 21개의 슈팅을 난사하고도 유효슈팅이 고작 1개에 그쳤을 만큼 결정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경기 후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이기지 못해 아쉽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 우리는 점유율을 장악했고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단지 득점만 올리지 못했을 뿐”이라며 맨유의 경기력을 옹호했다.

판 할 감독이 최근 경기에서 했던 이야기와 판에 박은 듯한 비슷한 답변들이 이날도 이어졌다. 맨유는 올 시즌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가고도 골 결정력 때문에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기가 많다.

이에 맨유는 올 시즌 끊임없이 ‘지루한 축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시절 화끈한 공격축구로 성적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판 할 감독은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고 꽉 짜여 진 조직력과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선호한다. 실제로 올 시즌 맨유는 15라운드까지 단 10골만을 내주며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가운데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맨유가 꾸준히 상위권에서 버텨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수비에 있다. 하지만 득점은 20골에 그치며 현재 프리미어리그 상위 6개팀 중 가장 떨어진다.

판 할 감독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로 막대한 투자에도 성적과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맨유는 판 할 감독 부임 후 1년 만에 적극적인 외부 영입과 방출을 통해 기존 선수단을 거의 물갈이할 정도의 전력보강을 단행했다.

하지만 정작 공격진에는 이렇다 할 대형 스타 영입이 없었다. 데파이와 먀살은 아직 어린 유망주들이고, 주장이자 팀의 간판이던 웨인 루니는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기량이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별다른 대안도 없이 로빈 판 페르시(페네르바체)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레버쿠젠) 같이 검증된 공격수들을 방출한 것도 패착이라는 평가다.

두 번째는 판 할 감독의 전술과 선수 장악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판 할 감독은 선수들에게 플레이의 창의성을 많이 허용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판 할 감독의 엄격한 성격과 전술적 경직성이 맨유 선수들의 창의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기려고 어떻게든 승부를 보는데 익숙한 맨유와, 일단 지지 않고 그 다음을 모색하려는 판 할 감독의 방식 간에 괴리 역시 팬들이 느끼는 위화감의 원인이다. 물론 지난 시즌 무리뉴의 첼시처럼 수비를 우선시하고 우승하면 설득력이 있겠지만, 현재 맨유는 지극히 어중간한 상황에 놓여있다.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맨유는 현재 리그에서 4위권까지 내려앉았고 오는 16일에는 챔피언스리그 16강의 명문이 걸린 볼프스부르크(독일)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원정경기도 기다리고 있다. 공격력 부진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한 시즌 농사를 망칠수도 있는 고비에 일찌감치 직면한 판 할 감독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