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본격 떠오른 숙제, 해리 케인과 공존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9.24 08:06  수정 2015.09.25 08:52

후반 교체 투입돼 25분간 활약, 공격포인트 제로

해리 케인의 패스 외면되기 일쑤, 공존 해법 찾아야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의 공존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 게티이미지

아스날전에 교체 투입된 손흥민이 팀의 주축 선수인 해리 케인과의 공존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토트넘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캐피털 원 컵’ 아스날과의 3라운드 홈경기서서 1-2 석패했다. 손흥민은 1-1로 맞선 후반 22분 교체 투입됐지만 기대했던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주중 열린 컵대회 경기였지만 양 팀 모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팬들이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는 ‘북런던 더비’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더 쪽에 새 얼굴들을 기용한 대신 공격수에는 해리 케인 등 주전급 선수들을 내세웠다. 이는 아스날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3라운드에서 충격의 탈락을 맛봤던 아스날은 아예 베스트 11급 선발 라인업으로 토트넘 원정에 나섰다.

시종일관 팽팽하게 흘러간 경기는 전반 26분 마티유 플라미니의 선제골이 터진 아스날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공세에 나선 토트넘은 후반 11분 자책골로 동점을 만들어냈지만 후반 33분 다시 한 번 플라미니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1-2 패했다.

이날 손흥민은 1-1 동점이 되자 골 사냥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됐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머문 시간은 25분. 따라서 자신의 장점을 모두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단점도 극명했다. 손흥민은 두 차례나 볼 터치 실수를 범하며 토트넘 역습의 맥을 끊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경기 내내 중원에서의 압박이 심해 손흥민의 최대 장점인 드리블 돌파를 선보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만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해리 케인과의 공존은 손흥민이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케인은 가레스 베일이 떠난 후 토트넘에서 새롭게 밀어주는 스타플레이어다. 케인 자신도 지난 시즌 리그에서 21골을 터뜨리며 기량을 입증한 바 있다. 이제는 토트넘을 넘어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에 합류하며 케인과 좋은 호흡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인의 성향 자체가 이타적인 플레이어에 가까운데다 2선까지 내려와 연계 플레이를 돕는 등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 윙 포워드들에게 보다 많은 득점 찬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해 골을 만들어 내는데 특화된 손흥민은 성향상 케인과 좋은 호흡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 선수 간의 궁합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패스 플레이 호흡도 잘 맞지 않는 모습이며 무엇보다 케인의 패스가 손흥민을 외면하기 일쑤다. 이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아스날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선덜랜드와의 데뷔전에서 부진한 뒤 영국 언론들의 혹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의 포지션은 다소 어색한 중앙과 오른쪽이었다. 해리 케인의 공격을 보좌해야하는 역할이었다.

그리고 케인이 빠진 유로파리그 경기에서는 2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케인의 자리는 손흥민의 차지였고, 물 만난 고기 마냥 상대 수비진을 마구 휘저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 결승골을 터뜨릴 때에는 왼쪽 측면에서 후방 패스를 이어받은 뒤 질풍 같은 드리블에 의한 골이었다. 이때에도 케인과의 연계는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손흥민이 케인을 밀어내고 팀의 중심이 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그만큼 그의 위상은 잉글랜드 전체가 주목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일단은 ‘서브 주연’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두 선수의 공존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포체티노 감독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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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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