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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비호하는 박원순 ‘디스’한 이종걸 왜?


입력 2015.06.21 20:00 수정 2015.06.21 20:16        동성혜 기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서 35번 환자 공개 "배려 부족했다"

"박원순 잘했다" 외치는 당내 칭찬 일색 분위기와 배치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사진 왼쪽)가 박원순 서울시장(사진 오른쪽)이 삼성서울병원 확진 의사를 공개한 것과 관련, “전염병 감염자가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왕따’ 현상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데일리안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사진 왼쪽)가 박원순 서울시장(사진 오른쪽)이 삼성서울병원 확진 의사를 공개한 것과 관련, “전염병 감염자가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왕따’ 현상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데일리안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35번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정보와 동선을 공개한 것과 관련, “전염병 감염자가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왕따’ 현상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당내 지도부들이 박 시장을 추켜세우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이 원내대표는 21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해야될 때”라며 “이번에 삼성서울병원 의료진과 대화해보니 ‘박 시장의 심야 기자회견으로 해당 메르스 확진 의사의 심리적 상처가 컸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다”고 비판의 배경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주말 동안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메르스 관련 병원을 비공개로 다니며 의료진과 만났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박 시장도 상황이 워낙 급박하다보니까 해당 의사하고 제대로 소통을 못하고 기자회견부터 했던 거 같다”면서도 거듭 “의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큰 것은 박 시장이 전염병 감염자가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고통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원내대표와 박 시장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로 이 원내대표가 2년 후배다. 더구나 사법연수원 생활 2년차 때 인권 변호사의 길을 준비하면서 시민운동가였던 당시 박원순 변호사를 만났고, 이후 함께 사무실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한 박 시장과 함께 ‘참여연대’ 설립에 기초를 마련할 정도로 인연이 깊다.

물론 이 원내대표는 박 시장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해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이런 일을 벌일수록 정권에 대한 국민의 좌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엄호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의 근본적 고민은 현장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들의 가족들까지 학교나 어린이집 같은 공공시설에서 외면을 받고 있음에 답답함을 느낀 듯하다.

그 시작은 박 시장의 지난 4일 늦은 밤 긴급 기자회견에서다. 박 시장은 당시 “서울시 소재에서 확인된 메르스 환자와 관련한 사안이 워낙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해서 서울시는 금일 저녁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면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는 이틀 동안 여러 곳에서 동선이 확인됐고 그만큼 전파 감염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은 “35번째 환자는 의사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뒤 의심 증상이 보였지만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하는 등 1500여 명이 넘는 인원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마치 확진 의사 때문에 서울에 메르스가 확산된 듯 위기를 조장한 셈이다.

이를 놓고 확진 의사는 “100% 거짓말”이라며 바로 반박에 나서는 등 메르스 확산 차단에 나서야 할 정부와 지자체장, 확진 의사가 서로 ‘진실 공방’으로 황금같은 시간을 ‘정치공방’ 벌이는 곳에 썼다.

더구나 박 시장이 우려했던 개포동 재건축조합 행사장에 참여한 1565명에게는 메르스와 관련한 특별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초반에 불필요한 곳에 힘을 쓴 게 아니냐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이와 관련, 최양오 중앙대학교 겸임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전염병에 대한 관리의 핵심은 공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는데 박 시장이 (오히려) 공포를 조장하는 격이 됐다”고 우려한 바 있다.

특히 확진 의사에 대해 최 교수는 “무증상 상태에서는 (바이러스가) 전파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입장을 듣고 (35번 환자가) 의사로서의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는 점을 생각해줘야 한다”며 “서울시장으로서 (당사자에게)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스의 기세가 한풀 꺾인 한달이 다 돼서도 정작 감염의 우려를 무릅쓰고 진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경우, 그 자녀들이 ‘보균자’ 취급을 당하는 상황은, 초창기 확진 의사에 대한 서울시의 우려할 만한 태도 역시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 역시 이제 와서 의료진들에 대해 배려해야 한다는 이 원내대표의 주장에 혀를 내둘렀다.

아이디 ‘ic****’은 “지금까지 의사들과 헌신하는 사람들을 일망타진 매도해 놓고 이제 인기를 얻으려고 하느냐”고 혀를 찼고, 아이디 ‘ks****’도 “배려심 없는 서울시장. 전염병도 정치적 자산이 되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아이디 ‘hw****’는 “박원순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하여 삼성병원 의사를 ‘인격살인’한 것”이라며 “‘배려 부족’으로 표현하기는...”이라고 냉소를 보냈다.

그럼에도 이 원내대표가 “병원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 메르스와 싸우는 의사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느냐”며 “그곳에 국내 최고의 의료진들이 모여있는데 그들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나라 의료 체계도 무너지기 때문에 힘껏 격려해줘야한다”는 말이 반갑기만 하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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